북한,이동스커드 발사 성공/단독국감 안기부 자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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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레이다 안걸리는 비행기도 개발/「현대」변칙상속 추궁
종결 하루를 앞둔 국회의 국정감사는 4일도 야당이 참석을 거부,안기부·외무부·재무부 등 10여개 기관을 상대로 민자당의 단독 파행운영이 계속됐다.<관계기사 2면>
◇국방위=안기부는 4일 북한이 최근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고정발사대가 손쉬운 공격목표가 되자 이동발사대를 개발,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또 금년들어 레이다망에 걸리지 않는 저공침투용 경비행기 AN­2기를 자체개발,시험비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했다.
안기부는 이날 국방위 국감에서 최근 북한 및 소련정세를 보고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은 지난 7월 강원도 전방기지에서 이동발사대를 이용,사정거리 5백㎞의 스커드 C미사일을 시험발사해 동해상의 목표물에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안기부에 따르면 북한은 또 종전 특수부대의 해안비밀 침투용으로 이용해온 소형잠수정을 개조,승선인원을 12명에서 1∼2명으로 줄이고 1.5t의 폭약을 적재,자살특공용으로 동·서해에 50척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시속 90㎞의 고속주행이 가능한 공기부양정을 87년부터 자체생산,현재 70여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심이 얕은 곳과 개펄·모래밭 등에서도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자체생산에 성공한 미사일 이동발사대는 시속 70㎞ 이상의 차량에 미사일 발사장치를 탑재한 것으로,북한은 86년 스커드 C미사일 개발이후 최근 비무장지대 북쪽 50㎞지점의 황해북도 사리원 부근 스커드 여단기지에 36기를 작전 배치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안기부 국감에서 서동권 안기부장은 인사말에서 『북한은 대남 기본노선에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국내적으로는 아직도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체제전복을 획책하는 친북세력이 잔존,내년 총선·대선과정에서 불순책동이 가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이날 질의에 앞서 최근 귀순한 북한외교관 고영환씨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여당단독으로 진행된 국감에서 김성룡 의원은 『북한의 신의주등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퇴진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는 게 사실이냐』고 묻고 『고영환씨가 5월초 귀순했는데 4개월이 지나 발표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재무위=재무부 감사에서 최운지 의원은 『현대그룹의 위장상속문제는 국민들 대부분이 단지 현대뿐만이 아니고 거의 모든 대기업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의심가는 모든 대기업들을 철저히 조사,결과를 밝히라』며 정주영 현대명예회장 일가의 변칙상속·증여문제를 추궁했다.
서청원 의원은 『30대재벌의 영업외 수익이 89년말 기준 전체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등 부동산투기,각종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현대는 88년 영업외수익이 7천2백억원(영업이익 4천8백억원),89년 5천7백억원(영업이익 5천억원)으로 영업외수익이 많았고 기아·한일그룹·극동·통일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덕룡 의원은 『국내 30대 재벌그룹의 76개 주력업체들이 자기계열 및 여타업체들에 빚보증을 서준 규모가 무려 38조3천억원으로 이는 주력업체 자기자본의 3백8%나 되는 규모』라고 지적하고 『주력업체들이 여유자금을 먼저 계열사에 대주고 나서 새로 은행돈을 끌어다 쓰는등의 교묘한 대출금 유용까지 막기 어렵다』며 여신관리제도의 허점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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