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기 오염 한반도에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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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의 환경오염이 지리학적·기류학적 여건으로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중국과의 환경문제에 대한 협의·교류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대부분의 공단들이 우리나라와 가까운쪽 연안에 몰려 있어 폐수는 우리나라 서해연안으로, 대기오염물질은 편서풍에 의해 한반도 전역으로 몰려온다는 것.
중국은 최근의 산업화바람에 따라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대기오염물질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환경오염물질을 처리하는 기술과 자본투자는 극히 미미해 오히려 주변피해국들에 중국에대한 환경관련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일본은 이미 중국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심각히 고려해 경제적·기술적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의 환경오염에 의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도 아무런 협의·교류와 대책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최근 국내환경전문가들이 중국의 황사현상을 모델로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경로와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정부도 뒤늦게 지난달 열린 아-태경제각료회의(APEC)에서 「한중공동조사」를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6일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제2차 IUPPA 지역대기오염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와관련된 국내의 전문가들의 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중국환경과학연구원 W 왕박사는 「중국에서의 대기오염과 산성비 생성에 관한 분석연구」논문에서 『중국의 대기오염은 주로 석탄연소에의한 매연방출로 최근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지난 89년에는 석탄소비가 10여억t에 달해 이산화황·부유분진등이 각각 1천5백여만t, 1천4백여만대에 이르렀다』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박사는 이에따라 『중국북동부지역은 이산화황과 부유분진의 농도가 대기오염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많다』며 『특히 중국 동부지역은 이산화황 방출량이 전체 량의 절반을 차지할만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기오염물질의 우리나라 유입경로에 대해 서울대 윤순창교수(대기과학과)는 『황사현상이 심했던 88년4월9∼15일 몽골지방의 고비사막을 지나는 공기의 궤적을 추적한 결과 공기덩어리가 고비사막을 떠나 산동반도와 황해연안을 거쳐 36∼48시간만에 한반도에 도달했다』며 『이같은 분석에 따라 중국내 다른 대기오염물질도 봄·가을철 편서풍이 심할때거의 우리나라에 유입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건국대 김희강교수(환경공학과)는 「서울시에서 황사가 총부유분진에 미치는 영향」논문에서 『88년4월부터 지난5월까지 총부유분진양(TSP)을 분석한 결과 봄철황사로 인한 서울시의 TSP가 연평균 환경기준치인 1입방m당 1백50μg보다 3.8배가 높았다』며 『기술적 어려움으로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대기오염이 심하면 황사가 매개물이 되거나 편서풍에 실려 우리나라에 큰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유입이 국민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뿐아니라 대기를 혼탁하게 해 시계를 크게 감퇴시킨다고 말했다.
한양대 김필수교수(물리학과)는 『빛의 산란과 흡수로인한 시계는 부유분진 입자의 크기와 농도에 비례하는데 현재 서울대기의 시계는 부유분진중 입자가 크면서 농도도 진한 0.1∼2마이크로m범위의 분진(자동차매연의 기름연기·담배연기등)이 지배한다』며 『더구나 석탄연기나 황사등 2마이크로m이상의 입자가 유입돼 농도까지 증가하면 시계는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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