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리드 미숙|감독들 〃발동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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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4강 다툼 태평양-LG
○…축구에서 골키퍼가 수비의 중심이 되듯 야구에서는 포수가 최후의 수문장이자 수비의 축이다.
20일 잠실에서 벌어진 LG-태평양 경기는 4강 진입을 위한 마지막 승부처라는 점과 7-6이라는 스릴 넘치는 스코어에도 불구하고 미숙한 포수들이 저지른 해프닝으로 기록될만하다.
이날 태평양은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김동기(김동기) 를 내세웠다가 5회말 잇따라 도루를 허용, 경기를 끌려가게 됐고 LG는 다 이기던 경기를 포수의 미숙한 경기운영으로 놓쳐버리는 불운을 겪었다.
LG는 4회까지 최창호(최창호)=-김동기 배터리에 말려 별다른 작전을 구사하지 못하다 5회말 김동기의 허를 찌르는 기습 도루 2개를 성공시키며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포수의 약점을 간파한 LG가 주자만 나가면 2루로 뛰자 박영길(박영길)감독은 6회부터 수비가 약한 김진한(김진한) 을 교체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썼으나 김은 나오자마자 평범한 투수앞 플라이를 떨어뜨렸고 이에 실망한 태평양 내야진은 연속2개의 실책을 저질러 3점을 내주는 등 무너져버렸다. 5-1로 패색이 짙던 태평양은 7회3안타로 2점을 추격, 역전의 발판을 구축했다.
8회초 태평양은 안타2개와 폭투로 2점을 따라붙으며 2사 1, 3루의 호기를 맞았다. 이때 LG의 신인포수 강진규(강진규)는 벌떡 일어나 홈플레이트 앞쪽으로 나서며 오른손바닥을 마스크에 덮었다. 1루주자가 뛰면 투수가 볼을 중간에서 차단, 홈으로 쏘아 3루주자를 잡자는 사인이었으나 불행히(?)도 상대에게 이를 간파 당했다.
태평양 1루주자 김진한은 LG투수 김용수(김룡수)가 볼을 커트하자 걸어서 2루로 갔고 3루주자는 꼼짝하지 않았다.
포수의 경험부족으로 역전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어 태평양 9번 김인호(김인호)는 위력없는 김용수의 3구를 받아쳐 6-5로 경기를 뒤집었고 1번 이희성(이희성)은 혼이 빠진 LG배터리를 3루타로 두들겨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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