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관광객 맞을 준비 부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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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생신분으로 나는 운 좋게도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 배낭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여행 중 외국에서 느낀 우리나라의 여행사업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숙박시설은 우리나라도 선진국 못지 않은 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유스호스텔이나 캠프장 같은 젊은이를 위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유스호스텔은 국제적인 여행자의 숙박시설로 73개국 6천여 개가 있고 가까운 일본도 4백70여 개가 있다. 요금도 1박2식에 12달러 정도이고 간단한 여행 안내도 해준다. 또 유스호스텔마다 관리자가 있어 여성이나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어떤 곳은 패밀리 룸도 있는 등 유럽이나 일본을 여행하는 젊은 여행자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숙박시설이다. 우리나라도 사립 유스호스텔이 여러 곳 있기는 하지만 이름뿐이고 호텔과 다름없는 시설과 요금을 받고 있는 곳이 많다.
또한 유럽도시에는 캠프장이 없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자유롭게 텐트를 치고 외국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러한 캠프장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두 번째로 관광홍보에 우리가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우리 텔레비전에는 호주 관광 광고가 나오고 있고 신문에는 일본 각 지방정부의 광고, 유럽의 관광광고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에 그만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홍보를 했는가 묻고 싶다.
아울러 해외에 몇 곳의 관광안내센터가 있고,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느냐 하는 것이다. 일본·영국·이탈리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관광안내소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한 명이라도 관광객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데 우리나라의 관광공사 해외지부는 국내인사의 해외 여행안내에만 쫓기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여행정보에 관한 것으로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 한 도시에도 여러 곳의 관광안내센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안내소가 있다. 일본의 경우 일반 시민을 가이드로 채용해 길거리에서나 역에서 곤란을 당한 외국인을 돕도록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어·불어로 녹음된 관광안내 무료전화 서비스도 있다.
여행하려면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일본과 유럽에는 일정기간 무한정으로 기차를 탈수 있는 JR패스와 유 레일 패스가 있고, 유럽 각 나라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할인패스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일 공동승차권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것들도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줄어드는 외국인관광객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자신부터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뿐 아니라 친절한 정신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이승용<대학생·광주북구 중홍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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