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160명…사면 폭엔 “환영” 김우중씨 등 빠진 것엔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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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단행된 특별사면에 대해 각 기업과 기업인들의 반응은 환영과 아쉬움으로 갈렸다. 총수나 오너 일가가 사면받은 그룹은 크게 고무된 표정이었다. 경제단체들도 160명에 이르는 사면 폭에 대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사면에서 빠진 기업인 주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두산그룹은 박용성 전 회장이 사면된 데 대해 "다행스럽고 반가운 조치"라며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두산은 박 전 회장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현대건설이나 대우해양조선 등의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현재 정지 상태인 박 전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도 곧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그룹은 1년8개월간 복역 중이던 임창욱 명예회장의 사면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지만 "오너 부재의 경영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크게 안도했다. 그룹 관계자는 "임 명예회장이 오너로서 수감 중에도 인수합병이나 인사 등 경영상 중요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일의 진행이 늦었다"며 "임 명예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사업 추진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세주 회장이 사면을 받은 동국제강 측도 공식 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경영활동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뜻 아니겠느냐"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도 사면으로 운신이 자유로워진 만큼 강한 재기 의욕을 보일 것으로 재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그러나 사면에서 제외된 기업인들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특히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사면에서 빠진 데 대해 과거 대우 인사들은 물론 김 전 회장이 회장을 역임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박태웅 전 대우자동차 부사장은 "의외의 결과가 나와 실망스럽다"며 "이른 시일 내에 김 전 회장이 사면돼 재평가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면에서 누락된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과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등도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이들이 경영했던 진로와 동아건설 관계자들은 "지금의 회사는 이들의 손을 완전히 떠났다"며 "전 오너가 사면되지 않은 것에 대해 따로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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