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명 결성…배우·가수 등 80여명|불우회원 돕기·위문공연 활동|상연회|원로연예인 사회봉사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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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원로 연예인들의 모임인 상연회(회장 김석민)는 대중의 사랑을 받던 스타들이 여전히 빛을 잃지 않고 서로 돕고 사회를 위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면서 만든 모임이다.
지난 84년6월 10여명의 원로 연예인이 발기인이 돼 출범한 이 모임의 회원은 은퇴했거나 여전히 활동중인 50대 이후의 영화배우·가수·코미디언· 국악인·작곡가 등 80여명에 이른다.
20세 때 연예계에 입문한 후 50평생을 극작가·연출가 등으로 활약했던 김석민회장은 『화려한 인기와 명예 뒤에 오는 노후의 쓸쓸함을 위로하고 노후대책이 서지않은 회원들을 서로 돌보며 젊었을 때 바빠 눈을 돌리지 못했던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모임이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원로연예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송해부회장(코미디언)은 『서로 의지하고 사는 아름다움, 서로 믿고 사는 기쁨처럼 소중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서울숭인1동72의12에 25평 규모의 사무실을 두고있는 상녹회에는 가수 김정구·현인·신카나리아·백난아, 연기인 도금봉·고춘자. 장소팔씨 등 연예인들이 수시로 연락하면서 회원들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녹회 사업은 그 어느 친목모임보다 활발하고 건설적이다.
한달에 한번씩 20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수시로 해야할 일을 점검하고 매월 1회 정기 친목모임을 갖는 이들은 그동안 매년 봄·가을 양로원을 방문, 위안공연을 가졌으며 지체장애자·경로모임, 군부대위안공연도 자주 가져왔다.
이 모임의 구성원들 자체가 온갖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라 일단 모이기만 하면 신명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연출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현역으로 띌 때 실력은 있었으나 상복이 없어 수상하지 못했던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매년공로대상(문화부장관상)을 시상하고 있으며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후배연예인들에게 효행상을 주기도 한다.
이들은 또 유명을 달리한 선배 연예인들의 묘소를 함께 찾아가 성묘하기도 하고 합동 고희잔치를 열어 기쁨을 나누기도 한다.
올해부터 전국으로 떠돌아다녀 가족을 잘 돌볼 수 없었던 남편 연예인을 대신해 자식·부모를 정성껏 돌본 연예인 아내들을 위한 강한 어머니상도 제정, 시상할 계획이라는 것.
『좋은 일을 하러 애쓰니까 후배 연예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원로연예인들의 자긍심과 사기도 진작되는 것 같다』고 보람을 얘기하는 김회장은 『어려운 동료연예인 가족을 위한 노후생활대책·장학금제도 마련은 물론 가능하다면 예술인 공원묘지를 마련, 이곳에 예술인들의 생전의 업적을 기리고 소개하는 작은 도서관도 함께 갖춰 보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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