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섹스 초비밀 급규칙 베스트 10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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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당신이 알고 있던 남자들의 규칙을 업데이트시켜라. 2007년 S/S 뉴버전 초비밀 급규칙들이 추가됐다. 아무리 작은 남자라도 자신의 그것이 평균 이상일 거라고 믿는 게 바로 남자란 사실.

1. 그들도 가짜 오르가슴 테크닉을 구사한다
아침마다 텐트를 칠 정도로 아직까진 파릇파릇한 발기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변기에 있어서만큼은 언제라도 정확한 조준 레이더 능력을 발휘함에도 그 넘쳐나는 변강쇠적 힘의 압박으로 화장실 타일 벽을 적셔놓는다고 해서, 그가 언제나 섹스에 미쳐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서긴 한다. 그러나 그게 역동적으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거다. 퇴근 시간 5분 직전에 “미스 김, 내일까지 부탁해” 하며 위인전집 분량의 서류를 던져놓고 간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받은 날, 아무리 그가 애원해도 당신의 가슴이 전혀 빳빳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그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리고 아프면, 또 피곤하면 하기 싫어진다. 그래서 때로는 오르가슴을 가장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멕 라이언처럼 한다는 건 아니다. 아주 짧지만 굵은 단말마 “어허헉!”을 내뱉으며, 상체를 90도 각도로 젖히곤, 순식간에 널브러질 뿐이다. 남자들의 오르가슴이란 게 단순하다. 사정, 그뿐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남자들이 오르가슴을 가장한다는 것은 사정을 하지 않고 한 척한다는 뜻이다.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여도 사실은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사정의 목적을 채우기조차 피곤할 때는 그렇다. 당신은 눈치 채기 힘드니 큰 문제없지 않나.

2. 섹스 주도권을 양도하고 싶어한다
머릿속에 온통 섹스 생각이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주도권을 갖고 당신을 요리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초스피드 섹스의 기술>의 저자인 조엘 블락에 의하면 남자들은 주도권을 갖고 침대를 장악하는 것에 심각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곤 한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오래 버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시나리오를 갖고 완벽한 침대 매너를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가끔은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거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국민엠시로서 능숙한 진행을 해내야 하는 책임감과 더불어 하물며 코미디언으로서 웃겨야 한다는 강박을 안고 있는, <무한도전> 팀의 유재석의 시추에이션과 같은 거다. 가끔 박명수가 엠시 자리를 노리며 어설픈 호통 진행 개그를 선보일 때, 제일 즐거워하는 사람이 바로 유재석이다. 그 이유는 정말 박명수가 까무러칠 만한 개그 만담을 선보여서가 아니다. 잠깐이나마 책임감의 압박에서 벗어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순수한 개그 즐기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까 키워드는 그의 섹스 책임감을 잠깐 벗겨주라는 것. 당신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 그는 비로소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섹스 쾌감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게 되는 거다.

3. 때로는 섹스보다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
예전에 <처녀들의 저녁식사> 때문에 임상수 감독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제일 먼저 진희경과의 섹스 후 보여준 조재현의 매너 상실 태도에 대해 질문했다. “섹스를 끝내자마자 어떻게 조재현은 비디오 게임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게임에 열중할 수 있죠? 완전 개념 상실남 아닙니까?” 발끈한 초보 기자의 높은 언성에 임상수 감독은 씩 웃으며 말했다. “외로운 거죠.” 아, 그런 거다. 외로웠던 거다. 섹스 후 어두운 방 안, 반짝이는 모니터 불빛 속에 쭈그려 앉아 스타크래프트에 열중하고 있는 그는 외로웠던 것이다. 남자가 섹스 후 이런 식의 개념 상실 애티튜드를 취한다는 건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거나, 당신과의 섹스가 불만족스러웠거나, 또는 외로워서인 거다. 한마디로 말해, 이건 배드 사인이란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가늠해봐도 첫 번째나 두 번째 상태가 아니라면 그가 게임에 열중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센스를 지켜주실 필요가 있다. 그들도 가끔은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싶어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 반 나체로 침대 위에 누워 몸에 쥐가 날 정도로 온갖 섹시한 포즈를 취하며 섹스하고 싶다는 사인을 엄청난 포스로 발산하고 있음에도 그가 “아, 잠깐만”이라며 비디오게임에 열중하고 있다면, 더더욱 건드려선 안된다. 일단 그가 마우스(혹은 조이스틱)를 쥐는 순간, 그들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란 걸 인정해야 한다. 오히려 그게 당신에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아바 박사의 탄트라 워크북>에 의하면 게임에서 이기려는 강력한 욕구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엄청나게 촉진시키는데, 그것은 결국 강력한 섹스 욕구로 연결된다는 것. 자, 어떤 게 당신에게 이득인지 알겠지?

4. 아무리 작은 남자라 해도 은근, 자기 건 클 거라고 확신한다
“고래 사이즈만큼은 바라지도 않아. 단지 말 정도만 될 수 있다 해도 난 로또 당첨금을 바치겠다는 거야”라고 농담처럼 작은 페니스 사이즈를 조롱하곤 하는데, 놀랍게도 이건 진심이 아니다. UCLA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자들의 88%가 자신의 페니스 사이즈에 만족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만족에 그치지 않고, 평균치보다는 더 클 거라는 확신에 빠져 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남자들은 ‘음경 확대 시술, 그날로 바로 즐기는 화끈한 밤, 완전 보장!’이라는 스팸 메일에 삭제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왜 여전히 야매 페니스 확장 시술이 만연하는 걸까? 그 이유는 발기했을 때의 사이즈에 대한 불만족감 때문이다. 그들은 아침이면 꼬박 쳐지는 그 텐트가 꽉 찬 방광의 압력 때문이 아닌, 발기라는 걸 알게 된 그 시절부터 포르노를 봐왔다. 당신이 아는지 모르지만, 포르노엔 트릭이 있다. 절대로 발기되지 않은, 착한 페니스를 보여주는 법이 없다. 그러므로 포르노 속의 페니스는 언제나 거대하다 못해 비대하기까지 한 거다. 그걸 교과서 삼은 남자들은 포르노 스타를 우상시하고, 어느 선에 이르면 경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거기에 미치진 못하기 때문에 좀 더, 더, 더 크게 만들어야겠다는 논리를 펴게 되는 거다. 그렇다면 그의 페니스는 정말 평균 이상인 걸까? 비교 데이터가 없다고 해서 확인해볼 방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만약 그가 후배위 체위를 강박적으로 선호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좀 작아서 평범한 체위로 깊숙이 도달할 수 없을 때 그들은 종종 이 트릭을 쓴다.

5. 그들도 키스를 좋아한다
남자들이 갑자기 당신을 벽에 밀어붙이고는 키스를 퍼부었을 때 당신은 ‘하고 싶으면 그냥 본론부터 얘기하지, 무슨 사설이 이렇게 길어?’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소수들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소수의 상황도 있겠지만, 대개 남자들이 키스를 퍼붓는 것은 키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의 남자가 섹스만큼이나 키스를 좋아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좋아하기만 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그 키스가 몇 점짜리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얘기다. <키스의 기술>의 저자인 윌리암 케인은 남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여기라고 말한다. “남자들은 자기가 키스를 하면서 흥분을 느끼면 상대방 여자도 똑같은 감정을 공유할 거라고 착각합니다. 가끔은 테크닉이 영 꽝인 경우에도 말이죠.” 파충류 혓바닥을 핥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든다 해도 그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대개 섹스의 신호로 사용돼야 하는 키스가 그 허섭스러운 테크닉으로 인해 에러를 만드는 거다. 그의 형편없는 키스로 인해 온 머릿속에 오랄비 인디케이터를 떠올리고 있는 당신과 달리 그는 섹스, 섹스, 섹스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그에게 테크닉을 가르치면 된다. 당신이 받고 싶은 키스의 기술을 솔선 수범하는 거다. 말이 아닌, 당신의 그 세 치 혓바닥으로.

코스모폴리탄 류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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