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약 "뇌졸중 치료에 잘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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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가 흔히 먹는 기침약의 성분이 한국인의 주요 사인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뇌졸중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임상에서도 곧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디스커버』 8월호는 최근 뇌졸중의 기전을 밝히는 최첨단이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흥분신경유독성이론(excitoto-xidty theory)」과 함께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통 인간의 뇌세포는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3∼4분이내에 퇴화되기 시작, 뇌졸증과 같은 뇌혈관질환이 발생한다는게 이제까지의 이론.
그러나 워싱턴대 신경병리학자 올니교수는 뇌세포에 산소공급이 중단돼도 곧바로 뇌세포가 죽는 것은 아니라며 몇 단계에 걸친 연쇄반응을 통해 뇌세포가 죽기까지에는 수시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올니교수에 의해 주창된「흥분신경유독성이론」은 스탠퍼드대학의 데니스 최교수에 의해 발전됐다. 그는 글루타민산과 결합하는 수용체는 각각 다른 3개의 수용체가 있으며 이때 칼슘채널과 관계하는 수용체와 결합할 경우 뇌세포의 파열을 막을수 없다는 사실을 새로이 밝혀냈다.
또 그는 계속된 연구 끝에지난 87년 기침약의 주성분인 멕스트로메토판이 칼슘과 관계하는 수용체의 역할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뇌세포에 적용, 놀라운 효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했다. 데니스 최교수의 실험결과는 기침약의 복용으로 뇌세포 손상의 80%정도는 막을 수 있다는 것.
그의 연구결과는 파문을 일으켜 같은 대학의 스타인버그교수는 같은 실험을 동물에 적용, 같은 비율의 예방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를 사람에 적용할 경우 부작용은 없는가 하는 점. 스타인버그교수는 소량의 텍스트로메토판 복용은 아무런 부작용을 낳지 않았으나 과용할 경우 일시적인 현기증이나 어눌한 말 등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내에 실제 뇌졸증환자에게 투여, 약효를 실험할 것이라는 스타인버그교수는 뇌졸증이 발생한뒤 6시간이내에 이 약을 복용할 경우 뇌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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