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술씨, 여기서 億… 저기서도 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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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또 다른 혐의가 나왔다. 이미 드러난 SK 돈 11억원 외에 강병중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게서 지난 대선 전후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측근 비리 특검법안에 대한 盧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정치권이 떠들썩한 와중이어서 청와대 쪽은 또 한번 난처한 국면을 맞게 됐다.

崔씨는 SK에서 지난 대선 때 "사업상 편의를 봐주겠다"며 11억원을 받아 이영로(63)씨 등과 나눠쓴 혐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다. 지난주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된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게서도 대선 전후 1천만원 가까운 돈을 받았음이 드러나 있다.

거기에 26일 또 다른 '+α'가 새로 발견된 것이다. 검찰은 崔씨가 최소한 7~8개의 부산.경남지역 기업체에서 돈을 건네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병중씨의 회사인 ㈜넥센이 그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崔씨가 금품을 받은 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盧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 선봉술씨를 둘러싼 의혹도 계속 부풀고 있다. 그는 盧대통령의 운전기사 출신이자 전 장수천(생수회사) 대표로 다음주 초(다음달 2일) 세번째 검찰 소환이 예정돼 있다. 그에게 장수천의 빚을 갚으라고 9억5천만원을 선뜻 빌려줬다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그 하루 전 재소환된다. 宣씨는 지난번 소환 조사에서 최도술씨가 받은 SK 돈 11억원 중 2억3천만원을 건네받았음이 밝혀졌다.

거기에 姜씨에게 꾼 9억5천만원 중 지난 2월 돌려줬다는 4억5천만원이 어디서 난 돈인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姜씨에 따르면 宣씨는 지난 대선 전후 집이 경매에 넘어갈 정도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다고 한다. 따라서 宣씨가 또 다른 어디에선가 돈을 받아 姜씨에게 갚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두 사람이 소환 이후 피내사자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불법 부분을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역시 盧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은 살인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청주 키스나이트 이원호 사장에게서 향응 접대를 받아 '검찰 수사 몰래카메라'사건의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나라종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안희정 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 등에게서 3억9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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