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평화의 씨 뿌렸다”/미소 정상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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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웃음속 핵감축 의미 서로 강조/반세기 불신씻어/부시/군사사고 정상화/고르비
미·소 양국정상은 지난달 31일 역사적인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조인하고 이틀간의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진행된 미·소 정상회담은 START조인 이외의 각종 지구촌 현안들에 대해 합의,냉전종식 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신세계질서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START조인식후 『우리는 영원한 평화로 나아가는 보다 진전된 약속을 맺기 위해 START에 서명했다』고 소감을 피력.
부시 대통령은 이어 『이번 START조인으로 양국은 지난 반세기동안의 불신을 씻게 됐다』고 강조하고 『양국간의 신뢰를 쌓아 평화를 이룩해 놓았다』고 평가.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도 별도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핵무기가 최초로 개발된 이래 지난 50년간 우리는 전략핵무기의 숫자가 계속 증가·배치되는 것을 목격해왔으나 오늘은 그같은 추세가 역류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조인식에서 『START 체결은 전지구적 중요성을 갖는 사건』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지금까지 세계를 짓눌러왔던 공포스러운 하부구조를 해체하는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이번 조약의 범위와 대상은 전례가 없을만큼 광범위한 것』이라고 강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인간의 의식속에 내재된 군사적 사고방식을 정상적인 인간적 사고방식으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하고 『이번 협정은 도덕적 협정이기도 하다』고 선언.
양국 정상들은 조인식후 서로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교환했다.
○…부시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귀에 꽂은 전자번역장치가 말썽을 일으켜 곤욕을 치렀다.
부시 대통령의 전자번역장치는 기자회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개막인사를 시작할 때부터 말썽을 일으켜 애를 먹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당황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에게 『지금 내말을 듣고 있어요,지금은 어떻습니까』를 연발하는 소동을 빚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이어폰을 건네줬으나 코드가 너무 짧아 이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없었는데 부시 대통령은 『방금 들었던 내용들에 동감한다』고 짧은 말로 연설을 대신했다.
○…미국과 소련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협정의 일환으로 자국 우주인들을 상대방 우주선에 탑승시킬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이같은 양국 우주인 교환탑승은 지난 75년 미 아폴로우주선과 소련의 소유즈우주선 연계이후 처음으로 미국은 이와 함께 90년대 후반기에 시작될 항공우주국(NASA)의 야심적인 지구환경연구에 소련인들이 참석하도록 초청할 계획.
○…부시 미 대통령은 재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지난달 31일 말했다.
바버라 여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백악관에 재도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외신 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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