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로부터 돈받은 적 없다”/검찰에 연행된 김기형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염곡동땅은 대한항공 퇴직금으로 사”
오대양사건과 관련,송재화씨(45·여)등이 서울·광주 등지에서 사채를 끌어모아 건네준 인물로 알려진 당시 세모 개발실과장 김기형씨(40)는 대전지검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되기전 본사기자를 만나 송씨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또 『송씨가 80년대초 자연보호바자 준비차 유사장을 만나기 위해 개발실에 몇차례 들러 안면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송씨등이 끌어모은 사채가 세모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씨가 김씨와 같은 주소에 세번이나 주민등록이 돼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의혹을 사고 있다.
­세모에 입사한 경위는.
▲대한항공에 다니다 81년초 삼우트레이딩으로 옮겼다. 그뒤 84년 삼우가 세모에 흡수되면서 자연히 세모직원이 됐으며 87년초 퇴사할때까지 개발실과장으로 일했다.
­개발실이란.
▲특허관리부를 통상 그렇게 불렀다. 종이비누·환풍기 등 유사장이 발명·고안한 제품들에 대한 특허관련업무를 처리하는 곳이다.
­송재화·강석을씨 등은 한결같이 『빌린 돈을 김과장을 통해 유사장에게 바쳤다』고 주장했는데.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 송씨사건은 이미 결판난 것 아닌가(송씨의 사채모집과 관련,89년 1월 김씨와 유사장이 사기혐의로 고발돼 광주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사실이 입증안돼 풀려난 것을 지칭). 강씨는 87년 말썽이 날때까지만 해도 일면식조차 없었던 사람이다.
­그렇다면 송씨등이 왜 그같은 말을 했다고 보나.
▲그들은 돈을 끌어모을 때부터 유사장을 팔았다. 유사장이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라 이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결국은 「오대양돈」이 세모로 유입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적어도 내손을 통해 유입된건 한푼도 없다. 또 어떤 경로로든 유입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세모를 그만둔 뒤에도 세모의 자금관리를 맡아왔다는 설이 있는데….
▲결코 아니다. 내 사업에 바빠 자금관리는 커녕 유사장에게 전화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다.
­주민등록상 송재화·서민순·남은주씨 등이 동거인으로 되어 있던데.
▲내가 세모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실제로 우리집에서 같이 살지는 않았다. 그들이 모두 지방인들이라 편의상 그랬을 뿐이다.
­서울 염곡동 「제2 세모타운」에 땅을 사둔 것은.
▲대한항공에 다닐때 모은 돈과 퇴직금 등을 털어 83년에 사두었다. 몇평 되지 않는다.
­유사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존경한다.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항상 생각하고 몸소 실천하는 분이다. 일례로 세모 직원 2천5백여명중 6∼7할 정도가 호남출신인데 이는 유사장이 지역차별 철폐운동의 일환으로 특별히 배려한 때문이다.
­세모와 오대양사건의 관련설에 대해서는.
▲낭설이다. 송씨가 괜히 나와 유사장을 걸고 넘어지는 바람에 그런 오해가 생긴 것이다.<정태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