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웹, 안방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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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홀에서 힘차게 드라이브 샷을 날린 뒤 공의 궤적을 쳐다보는 카리 웹. [시드니 AP=연합뉴스]

"젊은 아이들이 은퇴하라며 나를 떠미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그 아이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눈빛은 번뜩였다. '여자 백상어' 카리 웹(호주)이 1일 호주 시드니의 로열 시드니 골프장에서 벌어진 MFS 호주 여자 오픈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선두 사라 캠프(호주)에게 1타 뒤진 2위다. 호주의 메이저 대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웹은 5년 만에 고국의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할 기회를 맞았다.

웹은 33세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과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에 의해 그린 밖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홀에서 기적 같은 이글을 성공시키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고 부활했다. 통산 44승을 거둔 웹은 "정상의 자리에 많이 다가섰다. 올해 내로 랭킹 1위 왕관을 다시 쓰겠다"고 말했다.

'남반구의 미셸 위' 양희영(삼성전자), LPGA 투어의 장타자 브리트니 린시콤(미국)과 함께 경기한 웹은 2번 홀에서 20m가 넘는 긴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선을 잡았다. 웹은 역시 파 5인 16번 홀에서 5m짜리 이글을 잡아 경기를 깔끔히 마무리했다. 함께 경기한 양희영은 "흐트러짐 없이 일관되게 공을 치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양희영과 박희영(이수건설)이 똑같이 3언더파를 쳐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공동 5위다. 안선주(하이마트)가 2언더파 공동 8위, 조영란(하이마트)이 1언더파 공동 15위, 신지애(하이마트)는 이븐파 공동 21위, 호주 아마추어 1위인 사라 오는 3오버파를 쳤다. J골프에서 생중계한다.

시드니=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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