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논술방] 역지사지로 당사자 맘 헤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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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클린센터. 50여 명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3교대로 근무하며 인터넷 뉴스나 게시판에 달린 악플과 광고성 댓글을 감시한다. [사진=권호 기자]

학생글 : 김혜림 (김포 감정초5)

(가) 요즘 들어서 연예인에 대한 비방글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최근 들어 사고 후유증으로 숨진 개그우먼 고 김형은에 대해서도 악플이 달렸다. 고 김형은 씨 외에도 악플이 달린 사건은 많았다. 이처럼 예전보다 악플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나) ㉠나는 악플러들이 한번 당사자의 마음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악플러들도 네티즌들이 자신을 비방하고 악플을 다는 것을 싫어할 게 분명하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옳지 않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자들은 ㉡악플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악플러들에게 악플을 달면 안 된다는 마음을 굳게 다지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선플러들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 연예인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악플이 달려 있다 하더라도 선플을 보면서 기분이 좋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처음 화면에나 공공시설에 네티켓 안내문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악플러들도 네티켓을 보면서 마음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처벌은 악플러들이 말을 안 들을 경우에 쓰는 히든카드이다. 무조건 히든카드를 쓰지 말고 다른 쉬운 방법부터 해나간다면 네티즌들이 보기에도 험악하지 않고 친절한 세상이 인터넷이라고 느낄 것이다. 나는 인터넷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



첨삭·총평

혜림 학생은 논제에 대한 이해를 잘하고, 적절하게 논제에서 요구하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서론-본론-결론의 3단 구조가 잘 이루어져 있는데, (가)에서는 최근에 화두가 되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무난한 도입을 하고 있다. 문제시되는 상황을 예로 들어 논제의 요구에 따라 글을 전개하고 있음을 칭찬해 주고 싶다.

(나)에서는 바람직한 댓글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악플의 문제점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우선 ㉠에서는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요구하고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악플을 보게 되는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는데 적절한 대안으로 볼 수 있다. ㉡에서는 악플러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에서처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더라면 좀 더 독창적이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글이 됐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 (다) 문단에서는 악플러들의 행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법적인 제약보다는 스스로의 자제력이 더 필요함을 강조하며,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혜림 학생이 이 논제의 본질적인 의도와 해결방안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개인의 행동을 일일이 제약할 수 있는 완벽한 방안은 없다. 그러므로 누리꾼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학생은 법적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기보다는, 누리꾼 스스로의 지각 있는 태도가 더 중요함을 언급하며 이와 같은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 방법을 적절히 제시하고 있다.

이수봉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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