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중계동 주민 ″이점이 불편하다〃(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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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1일오전7시 상·중·하계동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4호선 노원역승강장, 출근시간으로는 다소 이른데도 매표구와 승강강은 인파로 북적댄다.
오전7시30분∼8시30분까지 1시간은 혼잡도가 절정을 이루는 러시아워.
창동·수유·한성대입구역 등을 지나면서 몰려든 승객들로 객차는 콩나물시루로 변하고 찌는 듯한 더위와 숨막히는 공기로 사람들은 녹초가 된다. 최고 혼잡도는 2백60%.
같은 시각, 중·상계단지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노선인 동일로∼월계로·화랑로도 차량홍수로 극심한 체증에 시달린다.
가장 체증이 심한 곳은 의정부·도봉 지역 차량이 통과하는 도봉로와 월계로가 만나는 미아사거리∼미아리고개간. 러시아워 때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만 30분 가량이 걸린다.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 출근할 경우 시청 앞까지 도착하는데는 1시간30분을 잡아야한다. 차량소통이 잘돼도 50분은 걸린다.
상· 중·하계동 및 창동·번동 지역 2백12만8천5백34평의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민입주가 시작된 것은 88년6월.
그로부터 3년이 지났으나 교통·도시기반·교육시설 등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이중 주민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출·퇴근 때 치러야하는 교통전쟁.
지하철 4호선인 상계∼사당간을 운행하는 전동차수는 3백26량. 4호선 개통당시인 85년 1백56량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출근시간 배차간격도 3분에서 2분30초로 단축됐다.
그러나 러시아워때 평균 혼잡도는 주민입주 초기인 89년의 2백77%에서 2백40%로 37%가 낮아졌을뿐 「지옥철」이기는 마찬가지.
17평 크기의 전동차 1량의 정원은 1백56명으로 혼잡도가 2백40%일 경우 차량 1칸에 3백74명, 즉 평당 22명이 북적거리는 셈이다.
지하철승차난이 해소되지 않은 것은 대단위 아파트 건설에 따라 인구는 급증하고 있으나 전동차증가·교통시설확충 등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88년 분구 당시 노원구 인구는 29만2천명. 현재는 47만4천명으로 무려 62%가 늘었다.
반면에 노원구의 도로율은 14·2%에 그치고 있다. 구신설 당시에 비해 1·6배가 늘었으나 서울22개 구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낮은 도로율과 이에 따른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주민들은 지하철로 몰린다.
전체교통수단 중 지하철4호선이 노원구 주민을 수송하는 수송 분담률은 47%.
이는 서울 지하철의 평균수송분담률 19%의 2배가 훨씬 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교통난해소를 위한 각종 교통시설확충사업을 벌이고있다.
강남지역으로 가는 차량들이 동일로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설중인 상계동∼용비교간 동부간선도로(14·2㎞)는 올해 말 완공예정. 서울시는 이 동부간선도로를 93년 말까지 의정부순환도로와 연결시킬 계획이다.
장월교∼성북역간 1·7㎞와 상계2동∼당현천간 6백30m도로는 올해 안으로 도로폭이 각각10m에서 20m, 15m에서 30m로 확장된다.
그러나 교통문제전문가들은 오는95년 노원구의 인구는 현재보다 30%늘어난 60여만명선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교통시설확충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교통난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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