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세수도 “몸살”/내국세 징수로 본 세무서 랭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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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의도」 작년 2위서 3위 강등/「강남」은 한전업고 1조원 거둬
○…「술 세무서」「전기 세무서」「전화 세무서」「증권 세무서」「한은 세무서」­.
국내 1백22개 세무서 가운데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둬들이는 상위 5개 세무서의 「별명」이다.
먹고 마시는 장사도 덩치 큰 단골 고객이 있어야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이들 5개 세무서도 한은·한전·증권거래소·한국통신 등 관내의 듬직한 「고액납세자」들 덕에 앉아서 떼돈을 거둬들이는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국세청이 지난해 내국세 징수 실적(22조6천7백78억원)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둬들이는 세무서는 한전을 끼고 있는 서울 강남세무서로 전체 세수의 5.2%(1조1천8백억원)를 혼자 거뒀다.
다음으로는 한국통신이 있는 광화문세무서 (8천2백80억원),증권거래소가 받쳐주는 여의도세무서(6천4백28억원),한은을 낀 남대문세무서(6천2백39억원),OB·진로 두 공장이 있는 이천세무서(6천93억원) 등의 순.
이들 5개 세무서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모두 3조8천8백40억원으로 전체 세수의 16.8%나 됐다.
○…강남세무서의 가장 큰 단골 고객인 한전은 전기요금을 거둘때마다 10%씩의 부가가치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부가가치세 신고는 한전 각 지사에서 관할세무서에 하지만 세금납부는 본사에서 총괄적으로 하고 있다. 강남세무서측은 지난해 세수의 42.3%인 5천억원 가량이 한전덕이라고 분석.
○…광화문세무서는 존폐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전화세 때문에 일어선 케이스.
지난해 거둔 세금의 32%가 전화세로 매년 늘어나는 전화세 덕에 89년 3위에서 다시 한단계 뛰어 올랐지만 만일 전화세가 폐지되면 상위에서 탈락할 세무서다.
○…89년에는 2위였으나 증시침체속에 지난해 3위로 내려앉은 여의도세무서의 경우 증권거래세가 전체 세수의 34%를 차지,증시가 세수를 「올렸다가 내렸다가」하는 국내 유일의 세무서다.
○…남대문세무서의 가장 큰 고객이 한국은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법인세가 많이 걷힌다고 하니 대부분 대우그룹등 기업체가 많이 있기 때문이거니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다.
남대문세무서 세수의 45.6%(2천8백44억원)는 한은이 통안증권 이자를 지급할때 원천징수한 소득세,한은이 따로내는 법인세 등이다.
○…이천세무서의 돈줄은 주세. 지난해 관내의 OB·진로 두회사가 갖다낸 주세는 3천6백52억원이었으며,여기다 방위세·교육세까지 합치면 4천9백52억원으로 전체 세수의 81%가 술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89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세무서는 전북 진안세무서로 세수 실적은 단돈 23억6천만원.
이밖에 하동(35억원)·거창(58억원)세무서 등도 「가난한」세무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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