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직선 조용한 열전/1주 앞두고 후보 5명 각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캠퍼스통합등 다양한 공약 제시/소속 단과대·고교학연 변수작용
서울대 첫 직선총장선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대 총장선정위원회(위원장 이일해 교수)는 조완규 총장 후임인 19대 총장 예비후보로 9일 5명을 확정했으며 이들 후보들은 공약을 앞세우고 본격적인 득표작전에 나섰다.
16일 전체교수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되는 2명의 총장후보를 놓고 각 후보들은 학연·지연·소속 단과대학의 세를 총동원,새로운 면모의 서울대를 향한 조용한 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각 후보들은 9일 오후 총장선정위측에 「선거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출마소견서」를 제출했다. 후보들은 11,12일 이틀간 관악·연건·수원등 3개 캠퍼스를 돌며 소견서를 토대로 「선거유세」를 갖게된다.
후보들은 소견서에서 한결같이 『서울대를 세계 굴지의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히고 특히 「대학자율권 확보」와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위한 갖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영국 후보(61·부총장)는 『서울대는 지금까지 양적으로는 눈부시게 팽창했지만 질적 성장은 미흡했다』며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부총장제 신설 ▲농과대학의 관악캠퍼스 이전 ▲연구시설확충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 대학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 독립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운 후보(62·영문과)는 대학원중심대학으로의 발전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고 ▲제2캠퍼스조성 ▲교수안식년제 실시 ▲대학행정조직의 민주적·효율적 개편 ▲전산교육의 강화 등의 추진을 강조하며 대학자율성 확보를 위해 ▲학문의 자유 적극보호 ▲학생운동의 자율성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광호 후보(60·의대)는 「21세기를 준비하는 대학」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연구소기능의 활성화와 교수증원·시설확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순 후보(63·전 부총리)는 「연구교수제」도입·대규모 과학연구단지조성·교수대 학생 비율 상향조정 등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전용원 후보(60·자원공학)는 『직선총장시대에 맞게 대학과 학문의 자유가 최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외압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마련 ▲교권확립 ▲서울대설치령의 민주적 개정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종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교수정원수가 많은 단과대출신이란 특징을 보인다. 이후보(의대·2백50여명)·전후보(공대·1백50여명)·김종운후보(인문대·1백50여명)·김부총장과 조후보(사회대·1백여명)순.
이때문에 출신대학의 정원수가 많은 후보가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판과는 다른 교수사회의 특성상 소속단과대 출신교수라해서 무조건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각 후보들도 이점을 감안해 「집안표」를 단속하고 다른 단과대의 「부동표」를 공략하는 선거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종후보를 내지 못한 단과대학중 교수정원수가 많은 자연대(1백40여명)·농대(1백여명)·사대(90여명)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학연」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특히 서울대 전체교수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경기고」표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후보중 김부총장·김교수·조 전부총리가 경기고 출신으로 김교수·조 전부총리는 동기고 김부총장은 한해 후배다.
특히 김부총장·조 전부총리는 같은 사회대 출신이기도해 표의 분산을 막기 위해 사회대 경기고출신 교수들이 「후보단일화」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이규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