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취미활동 스스로 찾도록 도와줘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것중의 하나가 바로 취미생활. 또 취미는 평생직업 모색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근래 들어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다양한 사회 속에 살게되면서 자녀들의 취미개발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바른 취미개발 요령을 몰라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한 취미를 어린이에게 강요한다든지, 이것 저것 특기교육을 받게하는 경우가 많다.
국교4년, 2년의 두 아들을 둔 황순자씨(35·주부·서울신월동)는 『전문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는데 여유가 있게 해주고 나이가 들어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취미는 필요하다고 여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이 없어 학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선에서 일정기간을 정해두고 음악·미술지도를 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대 이원령교수(유아교육학)는 모든 취미생활을 교과처럼 가르쳐 습득케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관심사를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의 취미개발을 시도하기 전단계로 가정에서는 어린이들이 느낌이나 생각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어야하며, 어린이들의 의견을 어른의 판단에 따라 한마디로 묵살하지 말고 생각을 발전시켜갈 수 있도록 하는 대화법을 익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지역사회교육 서울시협의회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대화를 통해 자녀의 취미를 개발하여 궁극적으로 적성파악에 보탬이 되도록 한 프로그램을 개발, 자녀취미생활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에게 가정에서의 지도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학교 5년 이상의 자녀를 대상으로 최소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먼저 자녀와 대화를 통해 현재 취미활동에 대한 만족도·장래희망 등을 토의한 후 취미 한가지를 선정한다.
②자녀에게 1주일내로 취미활동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토록 한다.
③자녀가 계획표를 가져오면 다시 한번 대화시간을 갖고 비현실적인 내용은 수정토록 한다.
④부모는 한 달에 약 두 번 정도 자녀의 활동을 확인하는 과정을 갖되, 지나친 관심은 피하도록 유의한다.
⑤전체과정이 끝나면 자녀가 식구들 앞에서 그간의 활동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지도록 권하고, 서로 격려해주도록 한다. 이때 부모는 자녀와 함께 만들었던 평가표를 중심으로 잘된 점과 못된 점, 그리고 자녀의 적성과 일치하는지 관심을 갖고 평가하도록 한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