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동조국 '표적'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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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국제 테러 조직의 반격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27명의 사망자를 낸 터키 이스탄불 주재 영국 총영사관과 영국계 홍콩상하이 은행의 폭탄 테러 등 최근 한달여 동안 일어난 잇단 테러는 영국.이스라엘.터키.이탈리아 등의 시설물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 국가들은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전후 이라크 재건 활동에 자국 병력을 파병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직 누가 왜 무엇을 공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21일 한국의 국회 파병조사단이 머물고 있는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호텔에 대한 로켓포 공격은 한국도 테러 대상이라는 메시지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 함께 파병을 고려하고 있는 일본은 지난 16일 알카에다로부터 "파병하면 도쿄 중심부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테러 조직은 미국과 군사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시설물에 공격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을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병력을 이라크전과 전후 이라크 재건에 파견했다.

또 지난 15일 23명이 희생된 이스탄불 유대 교회당 폭탄 테러는 친이스라엘 정책을 추진하는 터키와 반아랍 노선에 선 이스라엘을 동시에 겨냥했다.

터키는 1996년 이스라엘과 군사조약을 체결했으며 이란.아랍계 국가들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등 미국.이스라엘과 함께 유대-투르크 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슬람 과격 단체로부터 공격 위협을 받아왔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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