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회장 발표문 전문]

중앙일보

입력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신 기자 여러분!
바쁘신 가운데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현대그룹이 선진 국민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먼저 최근 현대그룹의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또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떠난 후 안타까운 시선으로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17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국민주 공모계획을 발표하면서 현대그룹이 선진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천명했습니다.

그 후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가 어떤 의미를 갖느냐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제가 오늘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는 경영권 방어 차원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는 우량기업의 공모주 발행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소액주주에 참여함으로써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 기업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면 반드시 기업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며, 그 혜택은 공모주에 참여해 주신 많은 소액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를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오늘 아침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이사회를 다시 열어 공시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변경했습니다.

국민주 발표이후 현대 임직원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위해 먼저 청약일을 다소 연기해 12월 15일, 16일 이틀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경영권 방어가 아님을 확실히 하기 위해 잔여주가 발생되더라도 제3자 배정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소액주주들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반세기 동안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현대그룹은 국민의 신뢰를 자산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 대표 기업입니다.

물론 그 성공의 이면에는 대북송금 특검, 비자금 사건 등과 같은 어두운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거듭 가슴 속 깊이 사죄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현대그룹의 투명성과 전문 경영인 체제가 더욱 튼실하게 확립되도록 국민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현대그룹에 기회를 주십시오. 그룹을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를 위해 저는 현대그룹의 모든 식구들과 함께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현대그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으로 재도약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3.11.19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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