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여성 '똥침' 상습범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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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도 없다. 여자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똥침을 놨다."

지하철에서 여성 승객의 엉덩이에 '똥침'을 놓다가 적발, 구속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후반의 남성 김 모 씨(무직)는 지하철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 종각, 동대문운동장역 등에서 정장 바지 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계단 등을 이용할 때 뒤에서 접근, 두손을 모아 양쪽 엉덩이 사이를 한 차례 찌른 후 유유히 달아나는 엽기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김 씨의 엽기 행각은 지난 16일 동대문운동장역 12번 출구에서 지하철 수사대에 발각되며 끝이 났다. 이날도 김 씨는 평소와 같이 동대문운동장역에서 '표적'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때마침 이 역에는 지하철 수사대원들이 잠복 중이었고 이들의 레이더망에 김 씨가 포착됐다.

김 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역내에서 정장 바지를 입은 20대 여성을 발견하고 뒤를 따라 나왔다. 그리고는 12번 출구 노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서 있던 그녀의 뒤에서 두 손을 모아 똥침을 놓고 달아났다. 김 씨는 황급히 도망을 쳤으나 지하철 수사대의 추격에 붙잡혔다.

지하철 수사대 측은 "성추행범이 많다곤 하지만 지하철 안에서 똥침을 놓는 일이 생기기는 국내에선 최초의 일이다"며 "수사대 측도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성추행범으로 구속됐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이미 2001년 4월에도 동대문시장에서 지나가던 여성 행인에게 똥침을 놓다 붙잡혀 벌금을 물은 적이 있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그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일간스포츠=남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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