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아파트 건립놓고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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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광주시내 건설업체가 무등산 자락에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면서 '임목도(林木度)조작 시비'를 빚은 현장의 산림을 베어낸 뒤 공사를 강행하자 환경단체에서 반발하고 있다.

17일 무등산보호단체 협의회에 따르면 D건설은 지난 7일 광주시 동구 학동 173번지 일대 아파트 건립 부지에서 20~30년생 밤나무와 소나무 등 1백여 그루를 베어냈다. 이에 앞서 동구청은 회사측에 '현장 보존과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 D건설은 나무를 반출하고 건물 철거 작업과 진입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일대는 지난 6월 광주산림조합의 임목도 조사 결과에 따라 토지형질변경 허가 기준(50% 이하)를 밑도는 47.6%로 개발이 허가됐다. 임목도는 단위 면적내 임목의 본수나 재적이 정상적인 상태와 비교해 어느 정도 비율로 존재하는 가를 따져 식생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다.

그러나 무등산보호단체 협의회는 "토지형질변경을 위한 임목도 조사는 해당 지역(산)의 정상.능선.하부 지점 등 3곳에서 실시해야 하나 이 곳에서는 정상 부근은 제외한 채 반나절만에 졸속으로 조사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환경단체에서 산림조합의 임목도 조사를 믿지 못해 최근 전남대에 한차례 더 조사를 의뢰한 결과 임목도가 49.7%로 나타나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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