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쟁이도 자격증 시대…커플매니저 첫 자격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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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매니저가 21세기 여성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결혼상담관리사'(커플매니저) 자격증 시험이 처음 치러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인증기관이 민간단체인 데다, 일부 교재업체들로 인한 피해 사례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단법인 심리상담협회는 오는 12월 28일 제 1회 결혼상담관리사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인간관계론.매너학.상담학.직업윤리 등 4과목에 총 1백 문항을 출제해 자격증을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심리상담협회의 조기남 사무국장은 "결혼 관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일부 결혼상담업체들로 인한 사기 피해도 늘고 있다"면서 "건전한 직업윤리의식과 전문적인 상담능력을 갖춘 자격자들을 배출해 수준있는 결혼문화를 만들어 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격증 취득자에게 직업윤리와 상담학에 관한 직무연수교육(6시간)을 실시하고, 창업시 지역간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도록 돕는 등 사후관리도 할 계획이다.

조 국장은 "대학 부설 사회교육원이나 문화센터에 관련 교육과정이 개설될 경우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혼 컨설턴트로도 불리는 커플매니저란 한마디로 신세대형 중매쟁이. 결혼과 관련된 서비스 및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웨딩 컨설턴트와는 달리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교제 과정에서 조언자 역할을 한다. 듀오정보나 선우 등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형 결혼정보회사들이다.

커플매니저는 여성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21세기 여성 유망직종' 44개 중에 변리사.광고기획자.외환딜러.쇼핑호스트.애견미용사 등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시험 접수를 받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민간자격협회에는 하루 평균 5 ̄10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일간지 등에 광고가 나간 날은 30통 가까이 걸려 온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오해하기 쉬운 것은 이 자격증의 인증기관이 국가가 아닌 사단법인 한국민간자격협회라는 사실이다. 즉, 국가 공인 자격증이 아닌 데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정보회사 구직시 아직은 특혜를 기대하기 힘들다. 듀오정보.선우 등도 자사의 채용기준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시험에 나오는 몇몇 과목에 합격했다고 커플매니저 자질이 인정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자격증이 있다고 가산점을 줄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자격시험과 관련, 발빠른 업체들이 58만원 가량의 교재 및 문제집을 선보이며 일부에서는 피해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심리상담협회의 조 국장은 "교재를 팔고 있는 단체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협회와 무관하다"면서, "돈만 받고 교재를 보내주지 않았다며 우리 협회 측에 문의해온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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