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치사」 재판중 최악의 소란/유족·방청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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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기록 찢고 집기 엎어 난장판/“화염병 던진 강군…” 발언 변호인 멱살 잡기도
4일 오후 2시 서울지법 서부지원 113호 법정에서 열린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 관련 전경 5명에 대한 첫 공판에서 강군가족과 일부 방청객들이 공판기록을 찢고 변호인석을 뒤집어 엎는등 극심한 법정소란사태가 빚어져 재판이 30분만에 중단됐다.
이날 법정소란은 검찰의 직접 신문이 끝난뒤 오후 2시30분쯤 피고의 변호인 최진석 변호사(34)가 변론도중 『화염병을 던진 강군이…』라며 변호하자 강군 누나 선미양(22)이 갑자기 일어나 『경대는 화염병을 안던졌다. 왜곡하지 말라』며 욕설과 함께 신발 두짝·교도관모자 2개를 최변호사를 향해 던지면서 일어났다.<관계기사 12면>
서부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박준수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1백50여명의 방청객 가운데 강군 아버지 강민조씨(50)·어머니 이덕순씨(43),박종철군 아버지 박정기씨 및 민가협회원등 일부 방청객들은 『내아들 살려내라』『사법부 각성하라』는등 구호와 욕설을 외치며 간간이 소란을 피웠다.
최변호사가 방청객들의 야유에 아랑곳하지 않고 변론을 계속하자 강씨가 『살인자 변호가 웬말이냐. 고발하겠다』며 고함을 쳤고 이씨는 교도관들을 밀치고 변호사석으로 뛰어나가려다 제지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법정 소란으로 재판진행이 어려워지자 오후 2시35분쯤 재판부가 휴정을 선언하고 서둘러 퇴장하자 강군 어머니·누나는 교도관을 밀치고 변호인석으로 뛰어나가 최변호사의 멱살을 잡는 소란을 피우다 최변호사가 판사 대기실로 피하려하자 뒤쫓아가 법대위에 놓여있던 길이 30㎝·폭 7㎝ 가량의 재판장 명패를 떼어 벽으로 내던졌다.
강군 누나와 방청객 2명은 말리던 법원직원을 밀치고 법대위로 올라가 공판기록을 법정바닥으로 버리고 마이크 4개를 뽑아 던졌으며 피고인석 등의 집기를 뒤집어 엎었다.
이들은 법대 오른쪽에 있던 태극기봉을 밀어 넘어뜨리는등 15분간 심한 소란을 벌인뒤 지켜보던 대부분의 방청객이 퇴정하자 진정했다.
휴정도중 일부 방청객은 법대를 향해 계란 5∼6개를 던지기도 했다.
휴정 1시간30분만인 오후 4시부터 속개된 재판에서 재판부는 강군 부모를 피해자 진술인 자격으로 2차공판이 열리는 18일 오후 2시 진술을 듣기로 하고 재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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