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우렁이 양식 "재미 짭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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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왕우렁이 양식이 농가부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된장뚝배기에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감칠맛을 내주던 토속 우렁이가 농약 등으로 인해 거의 사라진 가운데 남미 아마존산 왕우렁이가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며 전국 1백여 농가에서 양식되고 있는 것.
왕우렁이 양식은 특히 농어촌 어데서나 30평 정도의 소규모 양식장만 갖추고 있으면 수도물로도 키울 수 있어 소자본 부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성패의 경우 길이 7∼8cm,무게 30∼40g으로 토속 우렁이의 2배 크기인 왕 우렁이는 물벼룩을 먹이로 하는 토속 우렁이와는 달리 잉어사료 등 배합사료 뿐 아니라 배추·상추·미나리·풀·음식찌꺼기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잡식성이 특징.
왕우렁이는 24시간의 교미로 30일마다 2백∼5백여 개의 알을 낳으며 이중 80%가 부화돼 3개월만에 20∼30g의 성패로 자라는 빠른 성장력을 갖고 있다.
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지월3리 박영국씨(30·농업)는 지난해 1월부터 50평 규모로 왕우렁이 양식을 시작, 월 80만∼1백만 원의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박씨는 양식업에 관해 알아보던 중 수산청에 근무하는 친지가 소자본규모와 높은 번식률 등을 들어 왕 우렁이 양식을 권유, 서울 은혜수산으로부터 종패 분양을 받아 시작했다.
박씨는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1천㎏을 첫 수확, 2백5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며 『9월에는 50평 짜리 양식시설을 1개 더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논농사를 하면서 하루 두 차례 먹이를 주고 1주일에 한번 물을 갈아주는 등 하루 2∼3시간 정도를 양식업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88년 국내 처음으로 양식기술을 개발해 종패 분양을 하고 있는 은혜수산(서울 성내동 320의7) 측은 30평의 양식 시설을 갖추고 종패 3천수로 시작할 경우 종패 값 1백만 원과 시설비 1백만∼3백만원이 들지만 왕우렁이의 성장속도가 빨라 연간 6천kg을 생산, 7백만∼8백만원의 순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은혜수산은 1백여 회원사들이 생산한 왕우렁이를 연간계약으로 kg당 2천∼3천원씩 전량 수매하고 있다.
이 회사 안룡준 사장(36)은 『국립 수산진흥원 조사결과 왕 우렁이는 칼슘·철·비타민을 송어·뱀장어보다 10배 이상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매한 왕우렁이는 가락시장 중간상을 거쳐 백화점·호텔·고급음식점 등에 공급된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왕우렁이의 국내수요는 연간 1천t으로 추정되나 공급량은 1백여t에 지나지 않아 물량이 달린다』며 『가공식품이 개발되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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