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외출복 만들어 입는 최상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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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웬만한 스커트 하나에 몇만원은 쉽게 나가는 요즘, 스스로 간단한 외출복이나 홈드레스 등을 만들어 입을 수 있다면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자신만의 독특한 멋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최상숙씨 (38·주부·서울 잠원동)는 10여년간 모임 등 특별한 외출을 빼놓고는 자신이 만든 외출복을 입어왔다.
남편의 미국 유학 시절 미국 부인들이 옷본 (원형)·천 등을 사다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을 보고 그들의 검소한 생활을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 최씨는 아이들 옷이나 자신의 간단한 옷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한 것은 귀국하면서부터. 아이들도 자라고 이국 생활보다는 훨씬 여가 시간이 많이 생긴데다 동대문시장 등에 가면 질 좋고 싼 옷감이 지천으로 있어 미리 계획을 세워 옷감을 한꺼번에 끊어다놓고 취미 삼아 옷을 만들게 된 것이다.
최씨는 재봉틀질만 할 줄 알면 옷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옷을 만들려면 먼저 자신의 치수에 맞는 옷본을 만들어야 한다. 옷본은 스커트·상의·소매·바지 등 기본 옷본 4개만 있으면 어지간한 옷은 이것을 활용해 만들 수 있다.
옷본 만드는 법은 중·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배운 것을 응용하면 되고, 또 양재책에 자세한 설명과 함께 방법이 나온다.
빳빳한 종이로 만들어 놓고 옷 만들 때마다 꺼내 쓰도록 한다. 천에 옷본을 대고 그린 뒤 시접분을 표시하고 시접선에 따라 가위로 재단한 후 재봉틀로 선을 맞춰 박으면 옷이 완성된다.
스커트를 만드는 데는 2∼3시간 정도 걸리고. 목·면천이면 지퍼·단추 등을 포함, 재료값도 5천∼1만원이면 충분하다.
또 찾아만 보면 싸고 좋은 천을 살 수 있는 곳이 여기저기 있어 가격을 더욱 줄일 수 있다.
동대문시장 등 전문 시장에 가면 안단 처리용 오버록 치는 집, 기계자수 놓아주는 곳, 기계주름 잡아주는 곳 등도 있어 다양하게 활용해 옷을 만들 수 있다.
최씨는 자신이 옷을 만들어 입는 것에 대해 「궁상맞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만들 수 있는 생활용품은 만들어 쓰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풍토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옷외에도 침대보·테이블보·쿠션 등 생활용품과 케이크·쿠키 등 아이들 간식까지 직접 만드는 그는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가정 교육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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