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급속한 개혁」 다짐/“공산주의는 이제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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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르바초프와는 균형관계속에 협조
【모스크바·파리 로이터·AP·AFP=연합】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14일 러시아공화국 최초의 직선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급속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 의장은 또 『공산주의는 이제 끝장났다』고 선언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는 새 균형관계아래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옐친 의장은 이어 러시아공화국과 유럽과의 역사적 관계를 회복하고 아시아지역국가들과의 관계발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하고 다음주 있을 미국 방문에서 조시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미국과 솔직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옐친 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출신 의원들과 대통령 당선축하연을 가진뒤 기자회견을 통해 『정직한 공산주의자들은 이제 공산주의체제가 붕괴의 길에 접어들었으며 이를 역전시킬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당선에 만족하나 나 자신에게 부과된 러시아공화국의 운명과 재탄생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걱정』이라고 말하면서,최우선 과제는 러시아공화국 의회에서 이미 통과된 1백50여 개혁관련 법령을 토대로 급속한 경제개혁을 실천에 옮겨나가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옐친 의장은 당선직후 가진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연방조약 관련사항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공개하면서,두사람 사이에 「새로운 균형」이 이뤄졌다고 말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앞으로 개혁을 게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공화국의 장래 보장 및 새로운 부흥을 모색해나갈 것이며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나 생활수준은 아마도 내년말까지는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인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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