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고객만족 성과 철저히 점검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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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사진) LG 회장이 '고객 중심 경영'을 또다시 강조했다. 18, 19일 이틀간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다.

이 회의는 강유식 ㈜LG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등 계열사 최고 경영진 40여명이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여기서 구 회장은 "고객 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고객 가치 창출'이 무엇인가에 대해 LG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잘 찾아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구 회장의 발언은 얼마나 고객 중심 경영을 했나를 따져 CEO들을 평가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8월 LG인화원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도 "공급자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자"고 말한 바 있다. 올 초 신년사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려는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직도 고객 위주 경영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객 가치 중심 경영이 아직 LG에 확고히 뿌리내리지 못했다.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향한 발걸음도 무거워 보인다"는 것이다. 또 "현안 해결에 급급한 기존 방식의 경영으로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긴 안목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CEO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업종에 걸맞는 계획과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독려했다.

이번 최고경영진 모임은 8월의 연례회의를 훨씬 앞당긴 것이다. LG전자.LG필립스LCD 등 실적 부진 계열사의 CEO들을 지난해 말 교체한 뒤 곧바로 개최한 것. 그래서 그런지 주문 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지난해 8월엔 "멀리 보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마련하자"고 권유했다면 이번엔 "철저한 실행 방안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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