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그룹/한국화약그룹/한일그룹/2세그룹 「분가」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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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상호출자 정리등 계열사 분리작업/최원영씨 정공등 3사 맡기로 매듭/동아/동생 제과·유통 매부는 보험등 독립/한화
동아건설·한국화약·한일 등 2세 경영시대를 맞고 있는 그룹들이 형제·친척간의 「분가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그룹의 주력기업은 후계자인 장남이 맡되 계열기업가운데 일부는 동생 또는 친척들이 새로운 그룹으로 나누어 소유,경영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 개인보유주식을 서로 교환 정리,각자 맡은 기업의 대주주가 되는 한편 여신관리규정상 계열 분리가 될 수 있도록 상호출자지분과 상호지급보증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등 법적 절차도 밟고 있다.
동아건설그룹의 경우 최원석회장의 동생 원영씨가 동아정공(타자기제조회사),동아실업(무역업),동아종합환경(조경업)등 3개사를 따로 떼어 분가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88년 동아건설 해외담당사장을 끝으로 사실상 독립,(주)예음,IMI(시사저널 발간),IMC(광고대행사),서울텔레콤(비디오제작),서울예술고등학교 등을 잇따라 세우거나 인수,건설업을 주종으로 하는 동아건설그룹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올해안에 계열사간에 상호지급보증이 매듭지어지면 법적으로도 분리,출판과 예술중심의 새로운 그룹이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화약그룹은 김승연회장이 매부인 이동훈씨(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2남)와 분리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4월 동양정밀을 전격인수,재계를 놀라게했던 동훈씨는 고려씨스템·제일화재보험·동보산업을 따로 떼어 별도 살림을 마련중이다.
올해안에 만기 도래하는 상호지급보증을 전부 정리하면 여신관리규정상으로도 전혀 별개의 그룹이 된다.
또 동생 호연씨는 (주)빙그레의 대주주이며 한양유통의 대표이사로서 한국화약그룹과는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빙그레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한양유통은 호연씨 지분이 없어 실질적 분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일합섬도 김중원 회장과 동생 중건씨,중광씨의 재산배분을 매듭지었다.
작년말 장외거래를 통해 중건씨는 부국증권 소유지분을 13.08%로 끌어올려 한일합섬지분보다 많은 제1대주주로 부상했으며,반대로 중건·중광씨가 갖고 있던 한일합섬 주식 일부가 김중원회장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건씨는 부국증권 고문겸 경남모직 부회장,중광씨는 경남모직 부사장을 맡고 있는데 분리경영 문제는 아직 거론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사위경영체제로 들어선 동양시멘트그룹은 현재현 회장이 84년부터 동양증권·동양투자자문·동양베네피트생명·동양창업투자·동양선물등 금융회사를 잇따라 설립,동양제과·오리온프리토레이·동양마트 등을 맡고 있는 동서 담철곤씨와 사실상 별개 경영체제로 가고 있다.
이보다 앞서 형제간 분가 작업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효성그룹의 경우 84년 창업주 조홍제회장이 작고하자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효성물산·동양나이론 등 주력기업을 맡고 2남 양래씨가 한국타이어,3남 욱래씨가 대전피혁 등을 분리,이제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분가작업이 형제·친척간의 경영권 분쟁소지를 사전에 없애고 대기업비대화에 따른 사회의 비판여론을 감안할때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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