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진출 활성화 기대|강만수<재무부 국제금융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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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 나라는 지난 4월15일 소련을 포함한 동구권 7개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39개국이참여하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창립회원국이 되었다.
런던에서 개최된 창립총회에는 영국의 메이저 총리,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 등 27개국의 국가원수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이 은행설립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만이 창설멤버로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실감케 하였다.
우리 나라가 EBRD에 가입함으로써 그 동안 쌍무적인 관계로 추진되어온 동구권과의 경제협력관계가 다자간 협력관계로 다변화된다. 따라서 북방정책이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범세계적인 동구권개혁 지원에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경제수준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수행케 돼 우리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우리기업들이 동구권개발사업에 다른 선진국 기업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기업들의 동구권진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BRD가 앞으로 동구권국가들에 대해 지원할 부문은 사회간접자본 등 경제사회의 하부구조 창출과 금융부문발전, 민간부문의 개발육성·민영화추진·산업구조조정·외국인투자촉진, 그리고 기술지원·교육훈련·자문서비스 등이다.
특히 하부구조의 창출을 위해 에너지·광역통신·수송·도시서비스·주택·환경관리관련 프로젝트가 집중적으로 추진될 계획이어서 이 분야에 상대적으로 비교우위가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이러한 하부구조관련 프로젝트는 금년에 6∼8건, 내년에 15∼25건 정도 추진될 전망이다.
조만간 각 나라의 기업들은 이들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키 위해 각종 관련정보를 면밀히 분석·검토할 것이다. 또 이들 개발프로젝트는 국제적인 경쟁을 통하여 가격·기술·관리 등의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기업들이 따낼 것이다.
따라서 국내기업들도 이 같은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동구권에 대한 기업의 활동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와 동구권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데 앞장서야할 것이다 【강만수<재무부 국제금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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