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민주당 경선 공식 출마 선언…미 대선 레이스 막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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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배럭 오바마(45.민주당.일리노이주.사진)가 16일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바마 의원은 자신의 웹사이트(www.barackobama.com)에 올린 동영상에서 "다음달 10일 고향 시카고에서 출마 계획이라며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대선출마 준비위원회를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선 의원인 오바마의 출마선언은 2008년 대선을 1년10개월 앞둔 가운데 민주당 진영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다.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오바마의 전격 출마선언에 허를 찔린 셈이 됐다. 미 언론들은 이달 중 힐러리 진영도 출마를 선언하고 오바마의 자질 검증을 요구하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선미 강조=오바마는 온라인으로 출마선언을 하면서 자신을 새 시대의 기수로 자리매김하려는 듯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의한) 지난 6년은 미국을 아주 불확실한 상태에 빠뜨렸다"면서 "1년 전만 해도 내 자신이 이런 위치에 오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강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힐러리 진영은 이날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오바마는=2004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그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샛별로 부상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라크전을 반대하고 동성결혼과 낙태권을 인정하는 등 진보적인 성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정치무대에서 활동한 경력이 3년밖에 되지 않는다. 젊은 시절 코카인 흡입 사실과 '후세인'이란 미들 네임을 가진 점 등 트집 잡힐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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