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노 대통령, 기자실 비판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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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정부 내에선 발언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추측이 일고 있다.

일단은 보건복지부가 15일 발표한 '국민건강 증진계획'과 관련한 TV 보도가 발단이 됐다. 국무회의에서도 노 대통령은 "내가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의료비를 절감하는 국가 예산 절감 정책이라는 기조로 보고받았는데 어제 TV로 나올 때는 '대선용 의심'의 수준으로 폄하되고 말았다"며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언론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이번 기회에 표출됐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이 정략으로 비춰지는 것과 관련해 언론의 부정적인 여론 몰이가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가가 우리가 하는 모든 정책을 다 대선용이라고 딱지를 붙여 비방하는데 이런 공세가 대통령과 정부를 무력화하고 그렇게 해서 반사적 이익을 얻겠다는 정략적 공세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에서 이런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도 "국민은 정부를 직접 볼 수 없고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는데 그 거울이 지금 색깔이 칠해져 있고 일그러져 있다"며 언론을 거울에 빗대 비판했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기자실 담합 발언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윤승용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관해 일부 언론이 폄하하는 데 대한 예를 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 담당 기자들 모두가 획일적 보도를 하는 것처럼 보여졌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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