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통센터 만드니진단시간 반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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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삼성서울병원이 지난해 3월 급성흉통센터(권현철.최진호 교수)를 개설한 이후 만성적으로 지연되던 환자 처리 속도가 크게 단축됐다. 이 센터를 방문한 823명을 분석한 결과, 병원 도착부터 의료진 첫 진료시간까지 걸리는 시간은 11분에서 4분으로, 진단까지는 55분에서 27분, 응급 심혈관중재술까진 126분에서 107분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흉통 환자의 응급실 내 체류시간도 685분에서 467분으로 감소했다.

2005년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내 의료기관의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응급실 도착 30분 이내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받거나, 2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은 환자는 34%에 불과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환자를 신속 처리할 수 있도록 응급실에 심장내과 전문의를 상주시키고 핫라인 전화, 전용 병상(2개) 확보, 의료진의 주기적 교육, 매뉴얼 휴대 등 개선사항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시스템에선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예진하고, 내과 전공의가 진찰한 뒤 비로소 전문의의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선 흉통환자가 내원 즉시 센터로 이송되고, 담당 교수가 이끄는 진료팀이 곧 전문 진료 및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또 심장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해 언제든지 응급 심혈관중재술을 받을 수 있고, 전용 병상 외에 5개 병상의 준중환자실을 운용함으로써 환자의 입원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권 교수는 "시간을 다투는 흉통환자를 위해선 병원의 진료 체계와 인프라 개선이 중요하다"며 "이런 시스템이 다른 대형 병원으로 전파되면 소중한 생명을 많이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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