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농가와 자매결연-재배농산물 전량수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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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울산농산물도매시장이 산지(견지)농가와 자매결연, 선도자금을 지급하고 재배농산물을 제값에 전량수매함으로써 농산물수입개방으로 실의에 차있는 농촌지방에 활력을 되찾아주고 있다.
울산시 삼산동에 자리잡고 있는 이 농산물도매시장에는 울산·양산지역을 비롯, 인근 밀양·의령·남해·김해와 심지어 전남·경북지방에서까지 무·배추·오이·딸기·사과· 배·복숭아 등을 싣고와 매달 평균 취급량이 4만1천여t으로 연간 거래액이 2백67억5천만원을 웃돈다.
문을 연지 불과 1년3개월만에 이처럼 거래실적이 좋은 것은 전국 농산물 산지와 자매 결연하여 판로걱정을 덜어주는 것과 함께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산물을 팔도록 해주고있기 때문.
또 농비 마련이 어려운 농가에는 자금까지 빌려줘 생산한 농산물을 모두 수매함으로써 많은 농민들이 호응하고있다.
도매시장이 그동안 자매결연한 곳은 경북 청도군 화양면 유등부락(복숭아·감), 경북 고령군 성산면 대흥부락(참외), 대구시 수성구 내환부락(포도), 경북 경주군 안강읍 양월부락(토마토), 대구시 달서구 고림부락(수박), 경북 영일군 기계면 현내부락(사과), 경북 영천군 임고면 선원부락(딸기), 제주감귤협동조합(감귤) 등으로 올들어 2억1천만원의 선도자금을 지급했다.
자매 결연방식의 농산물유통으로 생산농가는 판로를 확보하게되고 가격정보사전제공 등으로 출하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소비자 역시 신선하고 위생적인 과일을 맛보게 되며 중간상인이 개입하지 않아 비교적 싼값으로 살 수 있다.
지난해 농산물도매시장과 자매 결연한 김성규씨(50·대구시 고림동)는 출하기 때 판로를 찾지 못해 때로는 중개상인들에게 헐값에 밭떼기로 넘겼으나 지금은 그런 걱정은 커녕 무이자 선도자금까지 받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청과물도매시장 중개인 대표 이종태씨(45)도 종전엔 가격안정이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생산자 역시 생산비 충당에 급급했으나 이제 유통질서 확립으로 생산·소비자들이 모두 안심하고 팔고 살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특히 농민들이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에서 다소나마 벗어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했다.
이곳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울산시가 지난 88년12월 사업비62억원을 들여 착공, 삼산동904의10 부지 1만2천평에 연건평 5천5백18평의 현대식 건물 안에 화주대기실·주차장(4백대)·금융기관 등 편의시설을 갖춰 지난해3월20일 문을 열었다.
울산시는 이곳 농산물도매시장의 물동량 증가추세로 올들어 6백여평의 부지를 확보, 5억원을 들여 경매장을 늘리고 구시가지 번화가 일대 잡상인들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울산=김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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