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품질로 싸울 때”/한국도자기(경영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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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도높은 슈퍼스트롱기 개발
『이제는 우리도 해외시장에서 가격보다 품질로 맞설 각오를 해야 합니다.』
김동수 한국도자기회장(56)은 올해초 국내 처음으로 「슈퍼스트롱」도자기를 개발해낸 뒤 기존의 일반도자기 생산라인을 모두 없앴다.
기존제품보다 값은 30∼40% 비싸지만 강도가 2.2배나 되는 슈퍼스트롱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영국제는 아직 우리의 슈퍼스트롱보다 4배나 더 비쌉니다. 품질만 인정된다면 값은 충분히 더 받아낼 소지가 있습니다.』
한국도자기의 이같은 「고가고품질」작전은 최근 3∼4년동안 국내 도자기업계가 원화절상 등으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된데다 중국·동남아 등 후발국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맹추격으로 시련을 겪고 있기 때문.
지난해 국내업계의 도자기 총수출은 1억달러에 그쳐 전년보다 오히려 17%나 줄어든 반면 수입은 30%가 늘었다.
특히 수입자유화에 따라 일제품 등이 밀려들어 오면서 국내시장의 40%를 외제가 차지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종전방식인 저가품 위주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수출방식)으로는 더이상 수출을 늘리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트롱은 기존제품보다 고급원료를 쓰고,굽는 시간을 늘리고,고압기계를 사용한 것이 특징.
2년동안 20억원을 들여 개발에 성공했는데 생산설비도 1백억원을 들여 모두 바꾸었다.
최근에는 이 슈퍼스트롱에 소뼈를 섞어 보온성이 뛰어난 「본차이나」형 도자기의 장점을 도입한 신제품까지 개발했다.
이와 함께 품질의 50%가량을 좌우하고 있는 색상·무늬 등 디자인의 자체개발을 위해 전문디자이너도 최근 2년 사이에 20여명에서 50여명으로 늘렸다.
한국도자기는 현재 52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신제품인 슈퍼스트롱으로 올해 수출을 지난해의 1천7백만달러에서 2천만달러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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