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대외교섭에도 한몫|북한의 사회단체를 벗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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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금년들어 북한의 대남·대외정책을 수행하는 주체로서 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연맹(사노청)등 각종 사회단체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북한이 국제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미 수교국과의 국교수립 전 단계로서 이들 단체들을 내세우는데다 남한 내에 자신들이 「대응할 수 있는」단체들이 조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사노청대표단을 일본에 보내 일본과의 조기수교를 위한 측면지원활동을 벌였다.
또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스칼라피노 교수가 이끄는 미국아시아협회회원들을 초청, 대미관계 개선을 위한 미측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조선직업총동맹(직총)·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등은 각각 우리측의 전노협·전농·대한부인회 등에 대화제의를 해왔다.
북한은 특히 동구에서 공산당이 몰락함에 따라 지금까지 해 왔던 당이나 정권기관 중심의 대외정책 추진에서 탈피, 이들 사회단체를 정면으로 내세워 각종 교섭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는 1백여개의 근로대중조직 및 사회단체가 있으나 남한의 단체들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남한에는 한 직종이나 계층에 따라 여러개의 단체가 있으나 북한에는 학생·청년·농민마다 하나의 조직체가 구성돼 활동하고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 단체들의 임무도 공통적으로 규정돼있다.
노동당규약 56조는 『근로대중의 조직들은 광범한 근로대중의 정치조직이며 항일혁명투쟁의 영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는 당의 외곽조직이자 사상교양조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들은 정례회의 개최 등을 통해 당의 당면정책 관철을 도모해 왔다.
특히 89년 평양축전이후 외부사조의 유입에 따른 해이된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사상교양강화와 주민결속에 매진해왔다.
이와 함께 대남통일전선 전략에서도 일부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외친북단체들과의 유대강화로 세력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연맹=사노청으로 불리는 이 단체는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단체. 46년 1월「북조선민주청년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이 단체는 64년5월 현재의 명칭으로 개칭됐다.
가입대상은 14∼30세에 이르는 주민 모두로서 회원 수는 약4백만명.
사노청이 내세우는 과업으로는 ▲청년들을 당의 사상체계로 무장시키며 ▲남한을 미제와 반동정치에서 해방하고 ▲남한의 노동청년·농민청년·청년학생들과의 통일전선을 강화한다는 것 등이다.
사노청이 그동안 개최한 회의로 주목을 끄는 것은 정년6월의 7기 4차 대회와 89년8월의 중앙위 15차 전원회의를 들 수 있다.
「당의 영도를 받들어 나가는 사업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한 사로청의 과업」이라는 의제로 회령에서 열린 7기 4차 대회는 사로청을 김정일 세습체제 보위의 핵심세력으로 육성키로 결정했다.
평양축전직후에 열린 중앙위15차 전원회의는 사회주의제도를 끝까지 고수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위원장은 최용해.
◇조선직업총동맹=후년 「북조선직업총맹」으로 출발한 이 단체는 51년1월 「노동조합전국평의회」를 흡수, 확대 개편됐다.
이 단체에는 「조선 농업근로자동맹」등 다른 단체에 가입된 사람들을 제외한 30세 이상의 모든 노동자·기술자·사무원이 가입돼있다.
이 단체의 임무는 김일성 주석이 『소속원들을 사회주의건설에 동원하면서 공산주의사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데서 드러나듯이 근로자들에 대한 공산주의 교양이다. 위원장은 김봉주.
◇조선농업근로자동맹=45년12월 「전국농민조합연맹」이라는 조직으로 출발했다.
51년2월 「조선농민동맹」으로 개칭됐으며 64년 김주석의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가 발표된 후 현재의 조직으로 확정됐다.
가입대상은 농민을 비롯, 협동농장원·농기계제작소근로자·관개관리소직원 등 농업에 관련된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도 포함된다.
현재 이 단체는 북한의 10대 전망목표(80년 6차 당 대회에서 확정)중의 하나인 식량증산(1천5백만t 알곡고지 점령)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으나 최근의 식량난을 감안할 때 성과가 미진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은 박수동.
◇조선민주여성동맹=심주석의 부인인 김성애가 위원장으로 있는 이 단체는 45년11월「북조선민주여성동맹」으로 창립돼 51년1월 현재의 조직으로 개편됐다.
가입대상은 사노청·직총 등 다른 단체에 속하지 않는 일반여성으로 회원 수는 약2백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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