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귀향 봉하마을 집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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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뒤 거주할 주택 착공식이 1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대통령 생가 뒤편에서 열렸다. 기공식에 참석한 노건평씨(右)와 지역 인사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김해=송봉근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뒤 거주할 주택의 착공식이 15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착공식에는 노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를 비롯해 청와대 행정관급 관계자, 경남도와 김해시 관계자, 노 대통령의 지인과 진영읍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설계자인 정기용(61)씨와 시공 건설사인 ㈜삼정 관계자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건축주인 노 대통령을 대신해 건평씨가 공사가 무사히 이뤄지기를 기원하는 제례를 올렸으며, 주민 대표인 선진규 봉화산수련원장의 기원문 낭독과 인근 사찰인 흥덕사 서봉 주지스님의 법문 낭독, 시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착공식장 주변에는 진영읍 번영회원과 이장단 협의회, 봉하마을 주민 등 10여 곳에서 보낸 축하 화환이 놓여 있었다. 대구에서 단체로 온 30여 명 등 관광객 40여 명도 착공식을 지켜봤다.

이날 행사는 제상(祭床) 준비 관계로 예정 시간보다 6분 늦은 오전 11시6분에 시작돼 오전 11시23분까지 17분간 조촐하게 진행됐다. 착공식 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참석자들과 관광객들에게 쇠고기국밥 등을 대접했다.

건평씨는 "대통령이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시달림을 겪으면서 시골에서 살자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워낙 시골 정경이나 고향, 흙과 같은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도시에서 살면서 맞게 되는 인간적인 자극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규 원장은 기원문을 통해 "이곳이 '큰 지도자나 성자가 중생을 구하기 위한 자리로 돌아와서 그간의 노력을 다시 정리해 수혜자에게 봉사하는 곳'이란 의미의 환지본처(還至本處)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노 대통령도 1년 남은 임기를 충실하게 마무리하고 돌아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자 정씨는 "벽체 등에 흙과 나무를 이용한 생태건축을 부분적으로 적용해 환경친화적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10월 말께 완공 예정인 노 대통령의 거처는 대통령 생가 뒤편인 진영읍 본산리 산 9-1 일대 3991㎡의 부지에 건축면적 933㎡(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지어진다. 현재 이곳은 폐가 두 채를 허물고 뒤쪽 야산도 잡목 제거 등 정지작업이 끝난 상태로 높이 3m, 길이 30여m의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이곳에 노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부지 매입과 건축허가 신청을 거쳐 5일 김해시에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다.

김해=김상진 기자<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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