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스키 타다 삐끗 → RICE → 툭툭 털고 일어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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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
하지만 설원에서 느끼는 즐거움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가장 흔한 스포츠 손상은 무릎 손상. 무릎은 두 개의 관절 뼈를 맷돌처럼 얹어 놓고, 인대와 건으로 묶어 놓은 간단한 형태다. 따라서 아래위 충격에는 강하지만 비틀림에는 매우 취약하다. 스키나 스노보드에 부착된 다리가 틀어지면 여지없이 끊어지거나 파열된다. 무릎 보호 요령과 치료.응급조치를 소개한다.

■ 부상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

1. 발 뒤꿈치 들기 - 선 자세에서 발뒤꿈치를 들어올려 2초 정도 세고 천천히 내린다. 10번씩 세 번 시행

2. 발뒤꿈치 밀기 -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아 무릎을 구부리면서 천천히 가슴 쪽으로 당긴다. 20회 반복한다.

3. 허벅지 앞쪽 근육 늘리기- 벽에 팔을 대고 서서 다른 쪽 팔로 발목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천천히 당긴다. 허리를 비틀지 말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30초 정도 유지하고 세 번 반복한다.

4. 종아리 근육 늘리기- 벽을 보고 양팔을 어깨 높이로 벽에 대고 선다. 다리를 앞뒤에 놓고, 뒤쪽 다리 뒤꿈치를 바닥에 닿도록 한다. 허벅지가 당겨질 때까지 앞쪽 다리를 서서히 구부린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가장 많다=무릎관절의 특징은 2중 완충장치가 있다는 것. 뼈마디에 붙어 있는 물렁뼈 위에 다시 반달 모양의 물렁뼈 두 개가 얹혀 있어 과부하된 힘을 분산한다. 여기에 바깥쪽을 감싸는 측부인대, 그리고 ×자 형태의 앞뒤 십자인대가 아래위 관절뼈를 이중으로 묶어 무릎의 비틀림에 저항한다.

서울백병원 스포츠메디칼센터 김진구 교수는 무릎 스포츠 손상을 크게 내측 측부와 전방십자인대 손상, 반월상연골 파열을 꼽는다. 다리가 밖으로 젖혀지거나 뒤틀릴 때 '툭'하는 느낌이 들거나 무릎이 돌아가는 것 같으면 인대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반월상연골 파열은 스키 단독으로 발생하기보다 인대 손상과 함께 동반된다.

김 교수는 "일반적인 스키 손상은 다리 근력이 약한 초심자에 많지만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경력이 많거나 선수들도 곧잘 발생해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기 치료와 재활 중요=무릎의 네 가닥 인대 중 가장 손상이 많은 부위는 전방십자인대다. 문제는 사고가 났을 때는 붓고 심하게 아프지만 붓기가 빠지면 통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는 점. 따라서 저절로 회복되는 것으로 생각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힘찬병원 정재훈 부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택시에서 내리거나 걸을 때 갑자기 다리가 빠지는 것 같고, 걸을 때 다리에 무력감과 함께 어긋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다리가 중심을 못 잡으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져 병을 키운다는 것.

과거 인대 손상은 '지옥의 시작'으로 불릴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인대 이식 방법을 개선해 환자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시술이 환자 자신의 힘줄(건)을 이용한 십자인대 재건술. 무릎 안쪽의 슬괵건(허벅지와 종아리를 이어주는 질긴 힘줄)을 채취, 이를 두 겹씩 접어 4겹을 만들어 이용한다. 강도가 종래보다 두 배 튼튼한 데다 전방십자 인대 두 가닥을 모두 복원할 수 있어 무릎 회전을 할 때 안정감을 더해 준다.

정 부원장은 "지난해 13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결과 12명에서 전후.회전 등의 운동성이 정상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정도의 운동 능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예방과 응급조치=근골격계 손상 후 응급조치는 RICE로 요약된다. RICE는 안정(REST=재발방지), 얼음찜질(ICE=통증.염증반응 최소화), 압박(COMPRESSION=붓기 감소), 거상(ELEVATION=붓기와 통증 감소)의 앞글자를 딴 것. 얼음찜질은 매일 1시간~1시간30분, 압박과 거상은 적어도 72시간 지속해야 한다. 압박은 붕대로, 거상은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놓는 것이다.

스키 손상 예방을 위해선 근력 강화와 워밍업, 그리고 잘 넘어지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경직된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강화해야 하는 것.

치료는 수술과 재활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곳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전문의의 1차 진료 뒤 손상 정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 임상운동사의 개입으로 사회 복귀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엔 대학병원급이나 전문병원에서 스포츠의학센터를 운영해 운동손상 환자의 재활에 힘쓰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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