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로 임기가 끝나는 강신호(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후임자 선출 문제가 좀처럼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통령 선거의 해에 새롭게 재계 수장 직을 맡겠다고 나서는 기업 총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의 유임 가능성이 점점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 및 기업정책위원회 연석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아직 젊고 건강도 회복한데다 제일 큰 회사의 수장이니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미 수차례 전경련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물망에 오르내리던 다른 몇몇 총수들도 하나같이 손을 내젓고 있다. 올해 팔순인 강 회장도 고령을 이유로 공식적으로는 "젊은 사람이 맡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연임을 바라는 분도 있는 것 같고, 다른 분이 하셨으면 하는 의견도 있다"며 명확하게 거취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안 부재'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강 회장이 내년 대통령 취임 때까지만 회장직을 맡겠다고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2년이지만, 1년만 더 맡는 방안이다. 강 회장은 "25일 회장단 회의에서 대충 차기 회장 추대의 윤곽이 나올 것이고, 다음달 9일 총회를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