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CoverStory] 빛의 수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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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폴리 삼척 장호항

삼척 장호항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린다. 동틀 녘 언덕에 올라 장호항을 내려다보시라. 여명에 고스란히 물든 동해바다, 파도를 마중하듯 두 팔 벌려 바다로 달려 나온 듯한 포구, 두 등대 사이를 오가는 고깃배의 긴 파문에 이내 마음을 뺏긴다. 해돋이도 일품이지만 굳이 집착하지 않아도 좋다. 떠오르는 해에 노출을 맞추면 상대적으로 어두운 바다의 색감이 짙어질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과 그 하늘빛에 물든 바다의 색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추천 포인트=7번 국도를 타고 장호항에서 삼척방향으로 이동하다 오른편에 나타나는 휴게소 언덕, 그리고 좀 더 북쪽에 위치한 전망대가 포인트다.

■TIP =해는 정확히 동쪽에서 뜰까? 물론 아니다. 여름에서 겨울로 갈수록 해 뜨는곳은 동쪽에서 동남쪽으로 이동한다. 같은 이치로 해가 지는 곳은 서쪽에서 서남쪽으로 이동한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미리알면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다.

굽이굽이 바닷길 안면도 황도

바다로 길이 났다. 길은 갯벌 사이를 휘감아 돌며 아득히 먼 바다로 이어진다. 길을 따라 나들이 나선 한 가족. 바다로 향하는 그들의 발걸음에 햇살이 곱게 떨어진다. 안면도 동쪽, 황도에 있는 길이다. 황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섬이지만 섬이 아니라 할 수도 있다. 차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황도교가 섬과 육지를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먼 바다로 나가 바지락을 캔다. 요즘은 추운 날씨 탓에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3월이면 경운기를 타고 가는 어부들의 행렬이 장관이다. 해마다 음력 1월 2일이면 열리는 붕기풍어제를 사진에 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가는길 =안면도로 진입하다가 창기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면 마을이 나타난다. 바다를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바다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 펜션이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길이 잘 보인다.

■TIP =서해안이지만 갯벌이 동쪽을 향해 있다. 해 뜰 즈음 물이 빠지는 날을 택하면 노을빛 물든 갯벌과 함께 바다로 나가는 어민들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일출시간은 한국천문연구원(kasi.re.kr), 밀물 썰물은 국립해양조사원(nori.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

글·사진=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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