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찾아주기 운동편 한사랑상봉회 한성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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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승의 날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옛 스승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바쁜 생활에 좇기거나 연락할 방법이 없어 그리움만 간직하기 일쑤.
한성원씨(31). 그는 지난 3년간 5월 한달 동안 스승 찾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승 찾아주기 운동을 집중적으로 벌여온 사람으로 그 동안 2백여명의「제자」들에게 재회의 기쁨을 안겨 줘 왔다.
한씨가 이 같은 일에 뜻을 두게된 동기는 가난에 억눌렸던 국민학교 시절 자신을 3년 동안 먹여주고 재워주면서 『이 사회에 꼭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던 스승을 4년 전 6개월에 걸친 힘든 수소문 끝에 극적으로 찾게되면서부터.
이후 그는 누군가 생활에 좇기는 사람들을 대신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만남을 이끌어주면 각박한 현대사회가 훈훈한 인정으로 가득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그는 곧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조그마한 사무실을 빌려 「한사랑 상봉회」라는 간판을 걸었고 그 동안 스승 찾아주기 외에 은인·동창·전지·이산가족 찾아주기에 앞장서 모두 2천1백여명 에게 해후의 진한 기쁨을 선사했다.
그의 도움으로 그리운 이들을 찾은 사람들의 자원봉사로 한사랑 상봉회(서울 낙원동193 봉명빌딩 3층)를 이끌어 가는 한씨는 신청인들로부터 기본자료를 받으면 동사무소·학교· 교육위원회·동창회 등을 추적해 대상인물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여고 개교50주년을 맞아 65세의 할머니 제자들에게 일제시대 한국인 학생을 편애한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야 했던 한국인선생님(79세)을 수소문 끝에 찾아낸 일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한씨는 『각박한 세상에 만남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다』며 이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들을 묶어 곧 한권의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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