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사고-55%가 실내서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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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집안에서 일어나는 어린이사고의 70%이상이 보호자와 함께 있을 때, 장소는 방·거실·마루에서 (55·5%) 일어난 것이어서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사고로 인한 상처는 그 47%가 2주일 이상 치료를 받아야할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소비자보호원 (원장 박필수)이 3월14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미취학 아동을 둔 전국의 3백40가구를 대상으로 어린이 안전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조사 대상 가구의 52%인 1백76가구가 1회 이상의 사고를 경험, 5백5건의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어린이 사고들을 유형별로 보면 추락·미끄러짐·찔림·넘어짐·베임·부닥침·화상 등 여섯 가지 원인이 대부분으로 전체의 93·6%.
가장 잦은 어린이 사고는 추락으로 24%. 미끄러짐에 따른 사고가 22%, 낄리거나 베인 것이 17·4%, 충돌 16·4%, 화상 13·7%순.
발생 장소는 방 (32·3%), 거실이나 마루 (23·2%)가 반 이상이었고 그 다음이 부엌·마당·계단·현관·화장실·베란다 등의 순.
사고를 당하는 어린이들의 나이는 2∼3세가 45%, 4∼5세가 31·3%로 전체의 76% 이상. 지능 발달에 비해 행동 발달이 앞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보호자들의 부주의가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지적은 사고 발생시 보호자가 함께 있었던 경우가 5백5건 중 69·5%인 3백51건이나 되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편 사고 관련 물품은 어린이용품이 원인이 된 경우는 28·3%뿐이었고 나머지 71·7%가 어른들이 생활 편의를 위해 설치했거나 비치해둔 화장대·문갑·코피포트·의자 등 생활용품이었다.
베란다·승강기·욕조·전기플러그 등 성인 위주로 되어 있는 고정 시설물과 관련된 사고도 이 기간 중 발생한 사고 (5백5건)의 29%나 차지하고 있어 고정 시설물 설치 때 어린이에 대한 안전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보호원 측이 조사대상 가구들에 설치되어 있는 시설물에 대한 안전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설치된 계단 (2백27곳) 중 5·.5%인 1백l7곳이 구르거나 미끄러지면 위험이 따르는 경사도 30도가 넘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의 단 높이도 국교생 안전 기준인 16cm를 초과하는 것이 49·6%였으며 베란다 난간 높이도 안전 기준인 1백10cm에 못 미치는 것이 68%였다. 난간 살 간격도 주택. 건설 촉진법 상 안전 기준인 10cm보다 넓어 위험한 곳이 37·5%나 돼 추락 사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석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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