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수난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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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학 총장들의 중도하차가 잇따르고 있다. 학내 분규에 밀려나거나 경영쇄신 등을 이유로 스스로 물러나기도 한다. 가위 '총장 수난시대'다.

지난 4일 새로 임명된 송석구(宋錫球)총장 문제로 다시 시끄러운 동덕여대는 분규에 휘말린 케이스다. 이 대학에서는 수개월째 계속된 학내 분규로 재단이사장의 아들인 조원영(趙元英)총장이 최근 사퇴한 바 있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교직원노조 등 구성원들은 "민주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총장 선임에 반대한다"며 ▶족벌재단 즉각 퇴진▶관선이사 파견을 요구하며 宋총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 거부와 함께 총장실을 점거, 宋총장은 출근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성신여대 총장으로 부임한 뒤 학내 단체들의 사퇴 압력에 시달린 이상주(李相周)전 교육부총리도 지난달 22일 사퇴했다.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 등이 "총장 후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인사를 이사회가 임명해 왔던 전통이 있는 만큼 李총장 영입은 학원 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퇴진을 요구했고, 법원에 총장 임명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냈다. 외부 영입 케이스인 李총장은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앞서 9월 가짜 박사학위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정순영 동명정보대 총장이 사임했다.

사정은 다르지만 지난 3일 전격적으로 사표를 낸 경희대 조정원(趙正源)총장 사례도 있다. 그는 지난해 파업의 여파로 1백60억원의 적자를 본 경희의료원이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고, 대학평가에서 순위가 하락한 책임 등을 들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은 趙총장의 사표를 조만간 수리하고 CEO형 총장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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