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3社 '치고받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내년 1월 1일 휴대전화 번호이동성제의 도입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 간의 고객잡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전단을 돌리자 이를 비난하는 신문 광고까지 나왔다. KTF와 LG텔레콤은 요금 감면과 단말기 장기 할부 판매 등을 자신들만 허용해 달라는 건의문을 10일 정보통신부에 냈다.

LG텔레콤은 10일자 주요 신문에 'SK텔레콤은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실었다. 이는 SK텔레콤이 최근 LG텔레콤의 일부 요금제도에 문제 있다는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제목의 전단을 고객들에게 돌린 데 대한 대응이다.

LG텔레콤은 광고에서 전단지에 실린 SK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이전투구로 비칠 수 있어 LG 광고에 대응하는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통화 품질 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F와 LG텔레콤은 이날 ▶이용요금 30% 감면▶구형 단말기에 대한 보상▶단말기 24개월 할부 판매 등을 당분간 자신들만 하고 SK텔레콤은 못하게 막아 달라고 정통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011.017 고객이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길 때는 단말기를 새로 사야 한다"며 "때문에 후발사업자가 특별한 혜택을 줘야 SK텔레콤 고객이 옮겨온다"고 주장했다. 또 고객이 그동안 쌓은 각종 마일리지와 포인트가 아까워 옮기지 못할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기존 통신사가 현금 등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밖에 KTF와 LG텔레콤은 자사 및 계열사 직원을 동원해 011.017 사용자를 파악하고 통신사를 바꿀 것을 권유하는 등 고객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번호이동제란=기존의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서비스받는 이동통신사를 옮길 수 있는 제도. 011과 017을 쓰는 SK텔레콤 이용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고, KTF(016.018) 고객은 7월 1일, LG텔레콤(019) 가입자는 2005년 1월 1일부터 다른 회사를 택할 수 있다.

이처럼 시차를 둔 것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쏠림 현상을 완화해 이동통신 3사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통신사를 옮기려면 2천원의 수수료와 가입비 3만원을 내야 한다. 한번 바꾼 뒤 3개월 안에는 다시 다른 데로 옮길 수 없지만 통화품질 등에 불만이 있으면 2주일 안에 이동을 취소할 수 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