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반군 궤멸… 200만 “엑소더스”/국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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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입지 강화 옐친,고르비와 “한판승부” 태세
○6월 대통령직선 합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 대한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의 줄기찬 도전은 5일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대회에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를 오는 6월 실시하기로 함으로써 그 절정을 맞고 있다.
이에 앞서 옐친의장은 4일 인민대표 대회에서 러시아공화국의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포고령 선포등 비상대권을 부여받은바 있어 옐친의 정치적 기반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화되는 느낌이다.
이번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 대회는 당초 보수파들이 고르바초프에게 도전한 옐친을 탄핵,그를 최고회의의장 자리에서 추방할 목적으로 소집했다.
그러나 옐친의 급진개혁파는 이를 역이용,오히려 옐친의 정치적 기반강화 기회로 사용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선으로 선출될 경우 현재 옐친이 누리고 있는 대중적 인기로 볼때 그의 당선은 거의 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소련엔 두명의 대통령이 존재하게 되며,고르바초프·옐친 두사람의 숙명적인 권력투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소 50∼천% 물가인상
○…소련은 2일 대대적인 물가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19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발표한 포고령에 따라 실시된 이번 물가인상은 30년만에 실시된 대폭적인 인상조치다.
이번 조치는 소련이 시장경제체제로 가는 전단계조치로 생산원가와 엄청난 격차가 있는 가격체계를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소비자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을 줄임으로써 현재 1천8백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재정적자를 삭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인상폭이 엄청나 그렇잖아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소련 국민들은 앞으로 더욱 힘겹게 살아야하며,그만큼 정부에 대한 불만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소련은 3일 루블화의 대달러 여행자환율을 1달러대 27.6루블로 5배 평가절하,이로써 소련인들의 해외여행은 더욱 어려워졌다.
○알바니아 집권당 승리
○…지난달 31일 사상 최초로 실시된 알바니아 자유총선은 집권당인 노동당(공산당)의 승리로 끝났다.
야당인 민주당은 도시 지역에서 선전했으나 보수적인 농촌지역에서 패배함으로써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그러나 의회에 야당이 26% 의석을 차지한 것은 알바니아사상 처음있는 일로 앞으로 알바니아 정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집권노동당은 62%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승리했으나 알리아 인민의회 간부회의장을 비롯한 거물들이 대거 낙선,「사실상 패배」했다.
이와 함께 북부 슈코데르시에서 2일 민주당지지군중이 데모를 벌이자 경찰이 발포,3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3일 슈코데르시에선 5만여명의 군중이 참가한 추모시위가 열려 공산정권을 규탄했다. 이번 반공시위는 알바니아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불안한 정정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에 구원 호소
○…걸프전에서 패배한 이라크 후세인정권에 대항 북부산악지역에서 봉기한 쿠르드반군이 이라크군의 무자비한 반격을 받고 궤멸직전의 위기에 처했다.
한때 모술·키르쿠크등 북부 유전지대를 장악,기세를 올렸던 쿠르드족은 무기·장비면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주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라크정부군은 헬기와 미사일을 동원,군인·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살육함으로써 참혹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쿠르드반군측 주장에 따르면 이미 1만명이 사망했으며,2백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현재 터키·이란국경 산악지대에서 배고픔과 추위에 떨면서 국제사회에 구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영등 서방국가들은 쿠르드반군과 접촉하면서도 그들을 지원할 경우 터키·이란·시리아·이라크등 주변국가들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불개입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923년 로잔조약에 의해 터키·이란·이라크에 분할된 쿠르드족의 독립국가수립의 정당한 꿈은 걸프전에서 「정의의 전쟁」을 치렀던 서방국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정우량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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