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3무 워크숍”- 민주 “눈속임”- 민노 “도박 정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28일 오전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 창당 추진을 합의한 것과 관련, 야 3당이 일제히 맹비난을 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간판바꿔 국민을 또 속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했고, 민주당은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호도해서 ‘새집’이라고 하는 것은 눈속임”이라고 힐난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잡탕 정당, 도박 정치”라고 공박했다.

열린당은 전날 의원 워크숍에서 당의 진로에 대해 ‘대통합’이라는 이름으로 결의를 모으고 당 내 대주주인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을 중심으로 ‘통합신당 창당’에 공개적으로 합의했다.

한나라 “간판만 새로 교체하면 국민을 또 한번 속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열린당 워크숍에 대해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도, 정치에 대한 철학도, 국민에게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무반성, 무철학, 무국민의 3무(無)워크숍”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회전문 인사 등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대북송금 특검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에게 책임 돌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면서 “국정 공동운영자로서의 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책임회피로 일관한 무반성 워크숍”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말이 언론인들에 의해 2006년 최대의 거짓말로 선정된 마당에 간판만 새로 교체하면 국민을 또 한번 속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민주 “다시 페인트 칠하고 벽지 바르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 아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열린당의 이러한 합의는 도로 열린우리당, 노무현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일격했다.

유 대변인은 “열린당은 이미 실패한 정당이다. 수차례 국민들로부터 정리해고 명령을 받은 정당”이라며 “이는 주춧돌이 잘못 놓이고 기둥이 기울고 석가래가 내려 앉고 있는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열린당이 주장한 통합은 민주평화개혁 세력 간의 통합을 말한다”면서 “이는 민주당을 지칭하는 것이다.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종가도 뿌리도 중심도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통성이 빠진 어떤 통합도 장마철에 빠진 모래성처럼 생명성이 없다”면서 “열린당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부인하면서 민주당을 반개혁적, 지역주의 정당이라고 모독했다. 통합은 민주당 소멸 공작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열린당의 실패는 열린당과 노무현 정권의 공동책임”이라며 “여기서 노 대통령을 제외하고 신당을 창당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눈속임하는 것이고 여기에 속아 넘어갈 국민들은 더 이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대변인은 “실패한 정당 열린당을 해체하는 것만이 정답”이라며 “열린당을 놔두고 페인트 칠하고 벽지를 다시 바르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예의도 아니고 열린당이 살 길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민노 “대선 앞두고 새 판 짜서 이벤트만 잘 하면 된다는 도박정치 그만해야”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정계개편이라고 하는 것은 실상을 밝혀 국민과 그 내용을 공유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민주평화개혁 세력의 대통합이라고 말했는데 그 실체가 없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표는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수차례 정계 개편 논의가 서민을 도탄에 빠뜨리게 했다”면서 “애매한 잡탕 정당은 열린우리당 하나로 충분하다. 대선에서 한 번 해 먹자는 질낮은 정치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우리 정치판에서 대선을 앞두고 호떡집에 불난 듯이 재창당이니 정계개편이니 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며 “대선을 앞두고 판 잘 짜고 이벤트만 잘 하면 된다는 도박정치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새로운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열린당의 신당 논의는 어떻게 덩치를 키울 것이냐에 관심이 있지 어떻게 반성하고 내용을 채울 것인지는 담겨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