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70대 노인이 전동차에 치여 숨질 뻔했으나 한 용감한 시민에 의해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 8일 오후 4시50분쯤 지하철 4호선 서울 충무로역에서 술에 취한 문영주(71.무직)씨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추락했다. 文씨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시민들이 발을 구르고 있을 때 회사원 박남이(32. 서울 노원구 상계동)씨가 선로로 뛰어들었다.
朴씨가 서둘러 文씨를 승강장 위로 올리려고 하는 순간 당고개행 전동차가 역내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음이 들려왔다.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朴씨는 당황하지 않고 文씨를 승강장 아래 배수구로 밀어 넣고, 자신도 文씨와 함께 몸을 웅크렸다. 전동차는 무사히 지나갔고, 결국 朴씨는 文씨를 부축하고 나와 승강장 위로 올렸다.
朴씨의 용감한 행동에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朴씨는 경찰에서 "본능적으로 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
文씨는 "가족들이 朴씨가 경찰에서 적어 놓은 전화번호로 연락을 계속 하고 있으나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윤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