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은 집안싸움 중] 열린우리당, 대표 선출방식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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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당 대표 경선 방법을 놓고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창당하는 열린우리당은 10일까지 당 대표 선출 방식을 포함한 당헌.당규를 확정지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김원기 창당준비위원장의 임시 지도체제를 내년 2월 초까지만 유지하고 총선에 대비, 당헌.당규에 따라 새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현재 金위원장과 이해찬 창단기획단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과도한 선거 비용 등을 우려, 간선제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박양수 창당준비위 사무처장은 9일 "당 지도부는 당내 경선이 직선으로 실시되면 혼탁 선거 우려가 있고 선거 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간선제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정배.신기남.이종걸 의원 등 초.재선 그룹은 물론 이강철.김두관 중앙위원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은 직선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신기남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직선으로 뽑는 마당에 당연히 우리도 직선으로 가야 하며 당내 의견도 직선이 다수"라고 주장했다.

김두관(전 행자부 장관)중앙위원은 "간선제를 하려는 것은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당의 얼굴을 대중 앞에 내놓는 일인 만큼 전 당원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충렬 전 盧캠프 외교특보 등 당내 인사 30여명은 별도로 성명을 내고 "직선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처럼 초.재선그룹과 친노(親盧) 인사들이 직선제를 주장하는 것은 당원 투표를 통한 지도부 물갈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부는 간선제가 개혁당 등 당 밖 신당 세력과 합칠 때 합의된 사항임을 내세워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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