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디자이너 옷 입은 '테디베어' 자선 경매서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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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인형 세트가 1050만원에 팔렸다. 디자이너 최유주씨가 만든 옷을 입은 '퓨전 스타일로 꾸민 모녀 테디베어'다. 21일 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테디베어 자선 경매'에서다.

이날 행사에서 진태옥.정구호.장광효.박윤수.손정완 등 국내 톱 디자이너 25명이 만든 옷을 입고 있는 테디베어 25세트(50개)가 총 1억245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는 봉제완구제조업체 ㈜제이에스가 코엑스에서 열고 있는 전시회 '테디 앤 프렌즈'의 부대행사로 열렸다. 낙찰 금액은 전액 유니세프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드라마 '궁'의 의상을 맡았던 배영진 디자이너가 만든 '겨울누빔한복을 입은 테디베어 가족'(사진)은 1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드라마 '황진이'의 의상을 담당한 김혜순 디자이너의 '황진이 테디베어'는 경매 2분 만에 낙찰가 700만원에 도달했다.

디자이너들은 올 10월 주최 측의 의뢰를 받고 키 30~60㎝ 크기의 테디베어에 각자 디자인한 옷을 만들어 입혔다. 이날 총 50개의 인형이 선보였다. 해당 작품은 내년 2월 21일까지 전시된 뒤 낙찰자에게 넘겨진다.

제이에스 김정수 회장은 "외국에서는 테디베어 자선경매 행사가 활발하게 열린다"며 "2000년 모나코에서 열린 경매에서 루이뷔통 옷을 입은 테디베어를 140만 프랑(약 2억3000만원)에 구입해 현재 제주 테디베어 뮤지엄에서 전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 테디베어(Teddy bear)=곰 인형을 통칭하는 말.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26대 대통령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1902년 곰 사냥을 나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대통령을 위해 보좌관이 새끼곰을 생포해 왔지만 대통령은 이를 풀어줬고, 여기에서 힌트를 얻은 브루클린의 한 잡화상이 대통령의 애칭 '테디'를 따 '테디베어'라는 곰 인형을 만들어 대박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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