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본고장 업체 제치고 공기청정기 16000대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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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기술을 인정받아 기쁩니다."

㈜청풍의 최윤정(31.사진)사장은 지난달 공기청정기 '그린나라' 1만6천대를 룩셈부르크행 선박에 실어보낸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공기청정기 업체인 독일의 벤타,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등의 벽을 넘고 국내 가전업계로는 최초로 공기청정기를 유럽에 수출했기 때문이다. 청풍은 유럽 22개국에 유통망을 갖고 있는 룩셈부르크의 대형 유통업체 BIP테크에 3년 동안 7백만달러(약 84억원)규모의 제품을 공급한다.

최사장은 "1983년 회사 창립 이후 20년 동안 공기청정기 한 우물만 파온 결과"라며 만족해했다. 그는 환경과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유럽 품질 인증마크인 CE마크를 따내고 2년 동안 현지 바이어들의 요구 사항을 제품에 충실히 반영한 결과다.

최사장은 "한국은 유해가스.황사 등 대기오염이 심하고 김치.된장 등을 먹는 식생활 습관으로 공기청정기의 품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라며 "좋지 않은 환경 여건이 오히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사장 자리에 오른 최사장은 대학 졸업 후 96년 사원으로 입사해 홈페이지를 직접 만드는 등 실무업무를 익혔다. 또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청풍의 매출 40%를 올리는 등 청풍 제품의 판촉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친구 소개로 만나 3년 전 결혼한 남편(정완균 상무.34)은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2001년 7월 청풍에 합류해 최사장을 돕고 있다. 그는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최사장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사장은 창업주인 최진순 회장(64)의 3녀다.

글=김상우,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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