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 해체 위기/세르비아공화국 이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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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르비아인 지구 크로아티아공서 분리
【베오그라드 AP·로이터=연합】 유고슬라비아는 17일 최대공화국인 세르비아가 연방 집단지도체제에서 이탈하고 크로아티아공화국에서 세르비아인 거주지역이 분리해 나가는등 붕괴와 내란의 길로 치닫고 있다.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관영 TV를 통해 세르비아는 유고연방의 집단지도체제인 연방간부회를 더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유고연방에 일대타격을 가했다.
그는 또 세르비아내 코소보자치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알바니아인들의 소요와 산자크 지역의 회교도 소요사태 등을 진압하기 위해 보안군 동원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밀로세비치의 이날 발표는 최근의 소요사태를 계엄령등 비상사태로 진압하려는 유고슬라비아 군부의 제의를 연방간부회의가 거부하고 이에 반발한 보리사프요비치가 연방간부회 의장직을 사임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밀로세비치가 연방 집단지도체제를 부정함으로써 헌정위기를 야기,군부를 개입시키려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요비치 의장의 사임직후 부의장인 스티페 메시치가 의장직을 승계한다고 발표했으나,요비치는 자신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의회가 자신의 사표를 수리할 때까지 계속 의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정치적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앞서 로제 페텔레 슬로베니아공화국 총리는 16일 유고의 연방체제는 끝났으며 이제 슬로베니아의 완전독립이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인위적 구조물인 유고연방은 해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세르비아 입장인 몬테네그로공화국 지도자인 네난토 부친은 이날 연방체제와 모든 국가기관이 와해되는 상태에 동의할 수 없다며 연방간부회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세르비아의 자치주인 보이보디나도 16일 연방간부회에서 사퇴했기 때문에 8명으로 구성됐던 연방간부회의 잔류인원은 이제 5인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크로아티아공화국내 세르비아인 거주지역인 크닌시가 17일 크로아티아공화국과의 분리를 선언함으로써 유고의 분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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